- 이사회 인수 결의, 기존가격에 12% 깎아
- 지연 배당금 조항도 없애, 계약 기간 내년 2월까지 유효
[뉴스핌=한기진 기자] 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외환은행을 3조 9156억원(지분 51.02%)에 인수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전날 마친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와의 가격 인하협상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오후 출국해 존 그레이컨 론스타 회장을 만나, 주식매매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의했다. 1주당 인수가격은 1만1900원으로 지난 7월말 계약연장당시 합의한 주당 가격에 12% 할인한 것으로 총 4903억원을 깎았다. 이로써 론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약 1년만에 우여곡절 끝에 인수를 끝낼 수 있게 됐다.
결의 내용에 따르면 론스타와 계약기간은 내년 2월 29일로 계약 당사자 가운데 누구도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는 한 계약이 유효하다. 론스타는 내년 1월1일부터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또 배당금을 매매가격에서 차감하는 조항 및 일정시점 이후 매월 100원씩 가산하는 조항도 없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곧바로 출국해 론스타 측과 만나 매매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후 하나금융은 금융당국에 외환은행에 대한 자회사편입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내는 일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성공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KB금융 우리금융, 신한금융지주 등 4강체제로 재편된다.
외환은행의 9월말 기준 자산규모 107조2000억원으로 하나금융은 331조원의 자산을 갖게 된다. 우리금융(372조원), KB금융(363조원), 신한금융(337조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그토록 바라던 외환은행의 해외네트워크와 외환부분 사업을 품에 안게 됐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30년 앞당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룹 기준 총자산은 330조원으로 3위로 도약한다. 하나금융은 세계 50위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은 가격 깎기에 성공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을 과도하게 준다는 외환은행 노조 등의 반대논리를 잠재우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의 이유가 론스타 먹튀 논란 보다 하나금융 인수반대와 독자생존이어서 당분간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하나금융 을지로 본점 앞에서 '론스타앞 불법 국부유출 계약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갖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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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