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럽은행들이 내년 6월까지 약 1060억 유로의 추가 자본을 확충해야 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유럽은행감독청(EBA)이 내놓은 은행 재자본 계획에 따르면 약 70여개 유럽 은행들은 "최고 수준의 자본(highest quality capital)"으로 구성되는 자기자본비율 9%를 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제시된 1060억 유로 규모의 자본 부족분 중 790억 유로는 유로존 주변국 은행들의 부족분에 해당하는데, 그리스가 300억 유로, 스페인이 262억 유로로 가장 많은 수준이고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이 각각 147억 유로, 78억 유로로 그 뒤를 이었다.
또 그리스와 포르투갈 은행들의 자본 부족분 중 상당 부분은 이미 기존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으로 커버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프랑스는 4개 은행들이 총 88억 유로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독일은 13개 은행에 52억 유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모두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상당히 밑도는 수준이다.
나머지 약 70억 유로는 오스트리아의 폴크스방크(Volksbank)와 벨기에의 덱시아(Dexia)의 부족분이다.
◆ '자본' 정의 기준이 관건
이처럼 유럽 은행 재자본화의 큰 그림이 제시된 가운데, 시장은 은행들의 자본 정의와 보유 국채 가치 인하 방법 등을 포함한 세부사항이 어떻게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세부사항에 따라 자본 부족액 역시 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EBA는 자본 정의를 지난 여름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상당 부분" 기반할 예정인데 이는 바젤III 기준과도 긴밀히 연관돼 있다.
다만 일부 은행들의 핵심 요구사항인 하이브리드 자본의 포함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예외를 둘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독일과 스페인은 은행들의 완충 자본에 다양한 종류의 자본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재자본화 기준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펼쳤는데 이것이 얼마나 성공했는 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EBA는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다는 전제 하에 은행들이 신규로 발행한 일부 전환자본을 인정할 예정이다.
EBA는 "기존의 전환자본 중 2012년 10월말까지 자기자본으로 전환이 가능하지 않는 것들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페인 관계자들은 약 90억 유로 규모의 전환자본을 자기자본으로 인정하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럴 경우 일부 독일 저축은행들 역시 자기자본 비율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EBA의 은행 자본 부족 평가치 역시 자본한도가 오르고 국채가 시장 가격으로 재평가되면서 변동을 거듭해왔다.
지난 6월말 은행 데이타들을 기준으로 했을때 자본 부족 총액은 800억 유로였다가 이번에는 이보다 오른 1060억 유로가 제시된 것이다.
EBA는 가장 최근 데이타인 9월말 자료가 입수되면 최종적인 수치가 다소 수정될 소지도 있다고 밝혔다.
최종 수치는 내달 발표될 예정인데 EBA는 은행별 데이타는 발표하지 않을 것이고, 대신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자본 수치를 공개하게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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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