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올해 3월 일본 대지진 여파에 피해를 입었던 전 세계 제조업체들이 태국에서 발생한 50년 만의 최악의 홍수로 또 다시 눈물을 머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토요타에 이어 포드와 미쉐린 역시 태국 내 공장의 일부 조업을 중단하는 등 각국 제조업체들이 태국 홍수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드 측은 "태국 홍수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자동차 생산이 1만 7000대 가량 줄었다"며 "총 3만 대의 생산이 늦어질 수있다"고 밝혔다.
미쉐린 대변인은 "홍수로 인한 피해 위험이 높은 지역의 일부 조업을 중단"한다며 "자동차 기업들의 매출과 생산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태국은 지난 7월 중순부터 발생한 반세기 만에 최악의 홍수로 인해 최소 373명이 사망하고 약 250만 명이 피해를 입는 등 전 국토의 80%가 물에 잠긴 상황이다.
특히 태국이 글로벌 생산의 40%에 달하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공급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피해 역시 클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IT전문리서치업체 IHS아이서플라이(iSuppli) 올 한해 남은 기간동안 HHD 생산이 최대 30%까지 떨어질 수도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는 내년 1분기까지 HDD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만의 컴퓨터 제조업체 콤팔은 오는 11월까지 부품량은 충분해 보이나, 그 이후 전망에 대해선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또한 태국 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제조업체들이 생기고 있는 한편 다른 국가로 눈을 돌려 생산 공백을 채우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전세계 HDD 사업 시장점유율에서 선두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 역시 홍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웨스턴디지털은 태국 내 공장을 폐쇄했고, 시게이트 테크놀리지 역시 곧 부품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는 태국 내 공장 9곳의 조업을 중단하는 데 따른 대안으로 지난 26일부터 필리핀 공장에서 HDD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HDD 모터 제조업체 니덱 역시 필리핀과 중국으로 생산을 분산시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본 마쓰다 자동차는 태국 공장의 생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부품을 수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아시아의 공급망 관련 전문가는 "일본 강진과 태국 홍수를 경험하면서 대재앙의 혼란과 광범위한 충격은 일어날 확율이 낮은 '블랙 스완' 이벤트가 아니라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는 듯하다"고 논평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