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채애리 기자] 은행권은 온 연말까지 필요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해 놓은 상태지만 글로벌 경기 불안과 외화 수요과잉 등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엔 충분치 않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특수 은행과 주요 시중 은행들의 경우 연말까지의 외화 유동성을 확보해 놓았지만, 이는 상시 체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글로벌 경기 불안 요인이 잠재돼 있는데다 국내 기업의 외화 수요 급증에 따른 수요과잉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내적·외적으로 외화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요인이 존재하는 것.
우선 하반기 동안 외화 차익금의 60%가 올 연말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따라 이 차익금의 만기가 일시적으로 몰릴 경우 외화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다 미국 경기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외국인들의 투자 자금 회수 가능성도 존재 한다.
또 예년에 비해 몰리고 있는 기업들의 외화 수요도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 확보에 문제로 남아 있다.
실제 외화 유동성이 건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 전체 유동 자금 중 25% 규모를 외화 유동성 자금으로 확보해 놓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외화 수요가 몰릴 경우 유동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도 기업의 외화 수요가 (예년에 비해) 많은 편"이라며 "기업외화수요가 몰릴 경우 외화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은 연말까지 외화 유동성 자금을 확보해 놓았다"면서도 "하지만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 자금을 일시적으로 회수 할 때 은행들은 외화 유동성에 압박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 당국도 지난 2008년에 비해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역시 글로벌 자금시장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보다 적극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18개 국내은행의 6월말 기준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는 상징적익 의미가 있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발생과 함께 금리 비용 부담이 증가하자 은행들은 채권 발행을 꺼리다가 차환 리스크가 높아진 바 있다. 따라서 지금은 수익성 보다 안정성을 중시해 선제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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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채애리 기자 (chaer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