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인 매도 타깃…영향 '제한적' 전망도
[뉴스핌=황의영 기자] 삼성전자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데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여기에다 줄곧 추락하는 D램 가격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시장 전반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유동성이 커 외국인들이 매도 타깃으로 삼고 있는 데다,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전 10시 51분 현재 전날보다 1000원(0.14%) 내린 70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 이후 9거래일 연속 하락해 이 기간 동안 주가는 18.7% 빠졌다. 주중 한때 70만원 아래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최근 1개월간 주가 흐름. 자료=한국거래소> |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위기로 변동성이 확대돼 경기 민감주로 대표되는 수출 관련주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시점"이라며 "IT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기대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갤럭시탭 10.1 유럽 판매에 제동이 걸린 것과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는 점도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다소 시각이 엇갈린다. '덩치'가 큰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실적 우려를 예상해 온 만큼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보통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매도할 때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들이 주요 타깃이 된다"며 "때문에 삼성전자처럼 시가총액이 크면 당연히 지수에 대한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코스피가 못 오르는 이유 중 하나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덩치가 큰 삼성전자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도 "삼성전자가 주도주 개념은 아니지만, 덩치가 크다보니 주가가 하락할 때는 시장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의 대표 주식이라는 측면에서 외국인이 많이 팔 경우 영향도 그만큼 크다는 지적이다.
반면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기존 주도주인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이미 시장에서는 IT주의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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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