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백악관과 의회 양당이 막판에 극적으로 채무법안에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는 여전히 세계경제의 중대한 위협요인이라고 중국 관영매체와 주요 경제전문가들이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의 주요기관지인 런민일보는 2일자 사설을 통해 "미국이 기본적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되겠지만, 국채 채무 위기는 아직 해결된 것이 아니라 그 시한이 연기된 것에 불과하다. 미국의 적자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사설은 "미국 경제 회복 전망에 먹구름이 끼어 있으며, 또한 세계경제가 당면한 위험과 위기는 더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매체나 기관지의 이 같은 사설은 중국 정부나 지도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 막대한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한 현지 주요 매체들의 입장과 유사하다.
중국은 무려 3조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의 약 70%를 미국 달러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런민일보는 미국 재무부가 서브프라임 위기 이래로 신뢰성에 손상을 입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다른 나라들이 달러화 기축통화 체제를 쉽게 벗어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단기적으로 위신이 추락하고 신용등급이 강등된다고 해도 달러화의 기본적인 신뢰성은 변경되기 힘든 것"이라면서, "달러화는 모든 나라들이 선택의 여지가 없이 선택해야 하는 일종의 경화인 셈"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지난 1일 미국 하원은 국채 발행 한도를 2013년까지 2조 4000억 달러 가량 줄이고, 재량지출 감축 등을 통해 적자를 그만큼 줄이는 내용의 법안을 표결을 통해 통과시켰다. 이제는 상원이 화요일까지 이 법안을 가결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을 마치면 즉시 발효된다.
한편 중국의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이 여전히 막대한 채무 부담에 신음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경각심을 주문했다.
국무부 산하의 국가신신중심(SIC)의 수석 경제학자인 주 바오량은 이날 관영 영자신문인 차이나데일리와의 대담에서 "향후 10년간 재량지출을 1조 달러 정도 줄이는 것으로는 향후 또다른 채무 위기를 억제하는데 충분치 않다"면서 "당장은 중국도 영향을 받지 않겠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중국사회과학원(SASS)의 리샹양 연구원은 미국 지도부의 합의로 급격한 충격 사태는 막았지만 미국 정치인들이 향후 채권자의 이해를 무시하고 자국의 이해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달러화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앞으로는 달러화 자산에 더이상 외환보유액을 투자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