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핌 송협 기자] 부동산 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용키 위해 민간기업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PFV(Project Financing Vehicle)이른바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가 최근 잇따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총 31조원대 건국 이래 최대 규모 프로젝트인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삼성물산을 비롯한 민간건설사들로 구성된 CI(건설출자사)가 토지보상금 지급 문제로 코레일과의 날카로운 신경전 끝에 하나 둘 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민관 합동 개발사업이 볼썽 사나운 상흔만 남기고 좌초될 위기에까지 몰리기도 했다.
이와함께 사업 규모는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비(非)주택 도심개발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천 남구 숭의 운동장 도시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주축으로 한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한진중공업 등 민간건설사들로 구성된 (주)에이파크개발 역시 지자체의 안일한 인허가 기준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 등 민간사들이 PFV를 통해 설립한 (주)에이파크 개발은 최근 인천지역 최대 저평가지역으로 손꼽히는 인천시 남구 숭의동 일대 (숭의운동장)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할 인천 남구청으로부터 대형마트(홈플러스) 입점을 위한 인허가를 받지 못해 잔여 공사비 부족을 이유로 공사가 전면 중단한 채 대형마트 입점을 위한 새로운 판로를 모색중에 있다.
◆ 인천 최대 구도심 숭의 운동장 개발 '적색등'
사진설명=좌측부터 숭의운동장 내 홈플러스 입점 인허가 문제로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인천 남구청과 사업주체 (주)에이파크 개발 <사진=김학선 기자> |
당초 숭의 운동장 사업자금은 PFV자본금 220억원을 비롯해 PF대출금 1400억원 등 총 1620억원이 투입됐지만 그동안 지출된 사업비만 무려 1520억원이 넘어서면서 현재 잔고 100억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에이파크개발측은 실제 홈플러스 개발을 통해 지원받게 될 공사비가 총 391억원으로 지원받은 자금을 통해 사업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업지 인근에 자리잡은 자유시장과 평화시장 등 남구지역 재래시장 상인들의 상생협력을 앞세운 남구청의 반대로 추가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80%대 육박한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숭의 운동장 재생 사업이 중단되면서 향후 계획된 추가 개발 사업들이 잇따라 좌초될 위기에 놓였으며 아울러 개발호재를 기대했던 일대 주택시장은 공사중단 소식에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실제 숭의 운동장 인근에는 소규모 재래시장인 평화시장과 최소 20~30년 이상 노후된 상가 건물과 주택들이 방치된 채 초라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평화시장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시장이라는게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하는데 오랜 노후 시설로 몇몇 상가만 근근이 유지되고 있다"면서"개발된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문을 걸어 닫고 보상비만 노리고 있는 말 그대로 재래시장 기능을 상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 재래상인,"생존권 보장" 주민 "재산권 보장"
사진설명=지난 13일 홈플러스 입점 인허가가 불허된 숭의 운동장 재생사업장이 공사비 부족 등의 이유로 공사가 중단됐다. 작업이 중단된 채 멈춰선 굴삭기 뒤로 리모델링 된 숭의 운동장 본관이 보인다.<사진=김학선 기자> |
재래시장 연합회 한 관계자는 "숭의 운동장 반경 1km 이내에 롯데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 여러 곳이 몰려있는 상태"라며"가뜩이나 재래시장이 퇴색되고 있는 상태에서 홈플러스까지 입점한다면 이는 재래시장 상인들을 말살하는 행태"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생존권을 앞세워 홈플러스 입점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반대로 숭의 운동장 인근에 자리잡은 주거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사뭇 엇갈린다.
지역 주민 김모(59세)씨는 "시간 나면 숭의동 일대를 한번 돌아보라"면서"주변 건물도 워낙 노후되다 보니 집값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인데 개발호재가 받쳐주지 않는 이상 이 지역은 저평가 지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박모(50세)씨는 "숭의 운동장 도시개발 사업이 단순히 재래시장 상인들만을 위한 사업이냐"면서"오랫동안 낙후돼 방치됐던 숭의동 일대를 개발을 통해 쇄신하자는 의견 역시 만만치않다"고 말했다.
박씨는 "재래시장 상인들이 홈플러스 들어오면 다 죽는다고 외치지만 이같은 주장은 자신들의 생존권만 앞세운 이기적인 횡포"라며"지역주민들의 재산권 역시 상인들 못지않게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 지자체 "상생협력 플랜 내놔라"
한편, 15일 숭의 운동장 내 홈플러스 입점 허가를 관장하고 있는 인천 남구청 경제지원과에는 에이파크개발 관계자와 구청 담당자간 홈플러스 입점을 위한 영업개설등록 재신청을 위한 면담이 있었다.
에이파크 개발 관계자는"홈플러스 건립이 무산될 경우 예산부족으로 공사 중단에 따른 현장 내 협력업체들의 금전적인 손실, 여기에 근로자들의 대량 실직이 불가피하다"며"구청의 적극적인 중재와 협조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구청측은 기존 재래시장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형마트 입점에 대해 당초 무조건적인 불허 방침에서 선회해 에이파크 개발과 홈플러스측의 재래시장간 상생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입점할 경우 남구지역 전체 재래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재래시장 상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상생협력 플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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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협 기자 / 사진 김학선 기자 (back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