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그리스 국채 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경우 그 파급력은 전 세계에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세계 금융위기 사태나 다른 나라 디폴트 및 구제금융 사태의 경험으로 볼 때 이 같은 파급 양상은 '도미노' 양상을 보이게 된다.
/먼저 국채 보유액이 큰 그리스 은행들은 손실 부담 때문에 신규 증자가 필요하고, 예금자들의 '뱅크런' 양상이 전개될 것이므로 국유화가 불가피하게 된다. 아마도 그리스 정부는 '뱅크런'이 우량은행으로 파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은행 휴무일을 강제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 다음으로는 그리스 채권을 많이 보유하는 유럽 대형들도 타격을 입게 된다. 이들 은행이 보유한 그리스 채권은 약 5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벨기에의 익스포저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도 큰 폭 손실에 노출되어 있다.
몇몇 전문가들은 약 40% 정도 '헤어컷(채무 탕감)'을 적용할 경우 220억 달러의 손실을 예상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용디폴트스왑(CDS) 거래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기관의 손실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그리스 채권에 대한 CDS가 대량으로 거래된 만큼 '신용 이벤트'에 따른 보험거래 상의 지급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아마도 그리스 손실 위험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금융기관들에 대한 신용 위험이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이들 기관에 대해 신용 공여를 꺼리게 될 수 있다. 대다수 은행들이 신용 공여에 따라 추가 담보를 요구할 것이고 나아가 자산매각이 강제될 수 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처럼 글로벌 신용시장이 위축될 것이며, 리보(Libor) 스프레드가 자주 인용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미국 머니마켓펀드(MMF)가 유럽은행권의 단기채권에 생각보다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이들 은행권의 어음 롤오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MMF의 자본 부족 사태가 불가피하다.
//////국가 채무 부담을 줄이고 금융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고전하고 있는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같은 나라도 그리스 디폴트 사태를 보면서 채권단에 대해 '탕감'을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
///////이럴 경우 아일랜드는 물론 그리스 등에 막대한 손실을 물리게 되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위험에 처하게 된다. 물론 중앙은행은 자력으로, 즉 화폐를 찍어내서 파산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정책 신뢰에 큰 손상을 입게 된다.
////////유럽 전역으로 위기가 확산되면서 독일 정부도 흔들리게 될 것이다. 구제기금에 가장 크게 공여해야 하는 독일은 국민들이 주변국 구제금융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따라서 그리스 위기 사태 진압에 나서려 할 경우, 이미 기반이 취약해진 앙겔라 메르켈 정부는 붕괴될 수 있다.
//////////이미 취약해진 소비자신뢰도가 더욱 추락, 미국 경제는 다시 침체로 빠져들 수 있다. 물론 전 세계 정치권은 입을 모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라고 말하겠지만,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독일과 프랑스가 남유럽 채무 위기에 따른 부담 때문에 어려워진다면 새로운 형태의 자국 보호주의가 부상할 수 있으며, 아시아산 수입품 대신 자국 기업 생산품 사기 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유럽 교역이 큰 아시아 국가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국 소비자들에 이어 유럽까지 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중국 경제도 취약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인플레 억제를 위한 긴축 정책을 중단하게 될 것이다. 오랫동안 누적된 주택 및 인프라 투자가 잘못으로 밝혀진다면 '경착륙' 사태도 불가피할 것이다.
/////////////그리스 디폴트 사태가 발생하면 미국 의회 내에서의 국채 발행 한도 증액을 둘러싼 논쟁으로 정치적 인기를 높이려는 노력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의회는 곧바로 증액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리스 디폴트 사태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여전히 돌아가고, 누군가는 정확하게 회복 시점을 맞춤으로써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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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