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위해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취임 직후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 플랜을 실무진에서 작성해 4월경에 강 회장에게 보고했고, 즉답을 주지 않았는데 최근 구체화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금융지주가 우리지주의 민영화 입찰에 참여할 계획을 청와대와 금융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나오자 산은은 공식적으로 “결정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산은 내부 관계자는 “강 회장이 취임하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했던 우리금융 인수 시나리오를 보고 했었다”면서 “공식적인 특별팀(TFT) 수준의 규모는 아니고 부서내부에서 검토했던 내용”이라고 확인해줬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강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 관련해) 즉답을 주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발언을 보면 강 회장이 그동안 우리금융 인수를 최근 들어서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사 인수합병(M&A) 관련 법령 정비를 검토하고 있어 강 회장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교감을 이룬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현재 국내외 금융지주사가 국내 다른 금융지주사의 지배권을 행사하려면 지분 95%를 보유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금융지주회사법 7조1항, 시행령 5조의 4, 5조의 7). 이 조항의 95%를 50%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산은지주가 우리지주를 인수가 쉬워진다.
이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지분 95%를 모두 인수해야 했지만, 정부가 가진 56.74%만 인수하면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분기내 우리금융 매각 일정을 내놓겠다고 얘기했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며 "금융지주회사법령 개정건 역시 매각주간사 등에서 완화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는 했지만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총자산 346조원)과 산은금융(159조원)이 합치면 총자산이 505조원으로 세계 50위권의 금융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두 금융지주사의 기업금융 강점이 배가 될 수도 있고 산은의 소매금융 취약점을 한번에 극복할 수도 있다. 김석동 위원장이 평소 주장해온 메가뱅크와도 맥을 같이 한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경쟁입찰이 아닌 일방적인 인수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우리금융 민영화 최대 원칙이 어긋나기 때문이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산은금융의 민영화도 너무 커진 덩치로 인해 물 건너 갈 수 있다는 주장이 많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