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운용 or 트레이딩부서 분리 유력
[뉴스핌=홍승훈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헤지펀드 운용을 위한 전략으로 조직내 상품운용이나 트레이딩부서를 떼어내는 일종의 '스핀오프'(Spin-off)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당국에서도 이같은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스탠스를 보이면서 향후 스핀오프 방식이 대형증권사들의 헤지펀드 운용에 대한 대안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 삼성, 우리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증권사들 상당수가 헤지펀드 운용을 위해 계열 운용사 활용 및 인수, 출자 등의 다양한 방법 보다는 조직내 상품운용이나 트레이딩부서를 떼어내는 일종의 스핀오프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다만 각 사들은 아직 금융당국의 최종 그림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각 사들의 이같은 검토안을 관련법규의 변동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전략 중 하나일 뿐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 이동훈 AI그룹장은 "외국사례를 봐도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갖는 매니저들이 독립해서 자기회사를 차린다"며 "법률 개정을 봐가면서 판단하겠지만 현재 조직내에서 헤지펀드 형태로 트레이딩을 하는 팀을 스핀오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핀오프할 경우 대상이 되는 유력 부서는 AI그룹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도 여타 방안 중에 스핀오프를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중이다. 대우증권 임태중 GM사업추진부장은 "스핀오프 방식도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법과 제도에 대한 규제개혁안이 나온 상황이 아니어서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프롭트레이딩(Prop Trading)을 떼어내 헤지펀드 전문 자산운용사로 만들 것이란 소문에 대해선 "현재로선 프롭운용과 프라임브로커리지, 해외 헤지펀드 판매 등에 매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헤지펀드 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규제개혁안이 나온 후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보다 신중한 스탠스다. 윤승호 에쿼디파이낸스팀 차장은 "법규 변동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며 "인하우스내 운용이 불가할 경우 계열 운용사를 활용하는 방안과 조직내 팀의 분사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검토중"이라고 전해왔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스핀오프 등의 방안을 유력하게 꼽는 것은 인하우스내 운용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 때문이다. 글로벌 추세를 봐도 프라임브로커리지를 하는 곳에서 동시에 헤지펀드 운용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분리를 하지 않고 인하우스 운용시 과거 베어링사 같이 증권사 자체가 파산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결국 고유계정이 아닌 고객 자산을 통해 하란 의미로 금융당국에서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분사 방식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도입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도 증권사들의 이같은 방식에 긍정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금융위 권대영 자산운용과장은 "인하우스내 이해상충의 문제를 고려할 때 역량있는 사람이나 조직내 부서가 독립해 헤지펀드 운용을 하는 스핀오프 방식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와 업계 의견을 두루 수렴해 헤지펀드 초기시장이 제대로 안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연기금의 포트폴리오가 채권에서 주식으로, 그러다 해외채권과 해외 부동산, 임대수입 등으로 다각화되고 있다"며 "PF와 ELS, ELF 등이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과정을 살펴볼 때 헤지펀드의 성장성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운용사와 증권사 외에 투자자문사들도 헤지펀드 운용에 상당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 대형투자자문사 CEO는 "헤지펀드 운용을 위한 인력과 시스템을 마련중에 있다"며 "일단 사모펀드를 통해 시작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중소형 운용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귀띔했다.
이 CEO는 "다만 금융당국에선 커머더티까지 다양한 상품투자를 생각하고 있는데 우리 입장에선 주식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한국시장 외에 아시아태평양지역 등으로 투자지역을 확대해 롱숏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