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선물거래에 투자했다가 10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금 출처가 관심의 초점이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보유중인 SKC&C 주식 2225만주(44.5%)중 401만 696주(8%)를 담보로 2000억원의 개인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이번 대출 이외에도 5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자금으로 끌어 모았다는 소문도 돌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튼, 대출이 회사 공금을 유용한 투자인지 여부는 최대 관심사다. 지분의 성격이 그룹 지배력과 관련한 핵심자산이라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정당국은 최 회장의 자금 출처에 대해 '개인 돈'이라고 보고 있다.

25일 사정당국과 SK그룹 등에 따르면 이번 최 회장의 1000억원대 투자 손실 문제는 국세청의 그룹 계열사 세무조사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SK텔레콤과 SK텔레시스 등 SK그룹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된 것. SK텔레콤은 서울청 조사1국이 맡아 정기세무조사를 벌였고, 일부 계열사는 조사4국에서 특별조사를 했다.

특별조사의 경우 그룹 내부자로부터 이와 관련한 투서가 사정당국에 접수되기도 했던 부분이다. 때문에, 계열사들의 비자금 문제와 주식변동사항에 대해 집중조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특별한 문제는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SK그룹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최근 마무리 국면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SK그룹 계열사가 지분이 연결되어 있어 국세청에서 주주 조사 차원으로 최 회장의 지분을 들여다 본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대출 건을 포착하고 조사를 벌였지만 조치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포착된만큼 최 회장의 대출이 회사 자금 유용인지 여부는 당연히 파악해야 했던 부분이다.

관련 자료를 분석하면서 집중조사를 벌였지만 회사 자금은 아니라는 판단으로 조사는 마무리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국세청 내부 관계자는 "투자해서 이익이 난 부분이면 과세 등 조치가 있을 수 있었겠지만 손실이 발생한 부분이기 때문에 과세 조치는 없었다"면서 "일단은, 회사 자금인지의 문제 역시 확인 과정에서 회사 자금은 아니라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조사가 최종 마무리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좀더 세밀한 조사 여지는 남겨둔 상태다.

더구나 여론으로부터 이 부분이 부각된 상황이어서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내부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해답은 당연히 최 회장이 풀어줘야 할 문제"라며 "본인의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고, 여기에 국세청, 금감원 등의 추가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의문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현재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출장길에 올라 있다.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SK그룹은 "투자 손실 자금은 회사와 무관한 최 회장의 개인적인 자금"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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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