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오는 24일과 25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는 재정긴축과 정책공조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주말 유로존 재무장괸 회의에서는 현지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을 비롯한 위기 대응체제의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GE의 마르코 애넌지아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은 폭풍 전의 고요와 같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는 다시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EU 정상들간의 회의에서는 유로존 구제금융 자금의 여력을 증강하는데 합의 하면서 시장 전문가들의 공감대도 유로화 안정에 충분히 기여했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하지만 포르투갈 문제가 여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으면서 금융시장에서 불안감이 조성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도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대한 장기적 유동성 지원 문제와 유럽 금융시스템에 대한 유동성 공급 및 위기대응력 강화 방안, 각국의 긴축 재정 프로그램 실행 방안과 유럽 및 주변국들의 경쟁력 양극화 등의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재 항구적인 위기 차단을 위한 금융안정성기금의 출범과 관련 세부 실행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독일과 핀란드, 네덜란드 등은 자국내 여론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반대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구제금융 직후 정권교체에 따라 새롭게 출범한 아일랜드 정부도 자국의 낮은 법인세율을 고수하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는 대신 구제금융 대출의 금리를 낮춰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도 지난해 5월 강력한 재정 긴축 프로그램을 채택한 이래 500억 유로 규모의 자산 민영화를 단행하는 조건으로 대출 기간연장과 금리인하를 약속받았다.
EU 지도자들은 유로존 채무위기의 여파가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탈리아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위해 항구적인 구제 매커니즘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한 EU 관계자는 "여전히 풍랑이 거세며 완전히 안전지대에 올라서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로존이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까지 구제금융을 지원하게 되면 금융권 구조조정 등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지난 주 유럽 전역의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시작되면서 EU 국가들은 여전히 자본 비율의 적정성에 대해 논란을 벌이고 있다.
독일 역시 자국내 지역은행인 란데스방켄의 부실과 추가자본 확충 가능성에 따라 선뜻 찬동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국채의 디폴트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금융시스템에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지만 EU 각국은 이에 대해 선뜻 방지 대책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독일 당국자들은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처럼 그리스의 채무 부담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이에 따라 채무조정 가능성에 대해서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자국내 대출은행들의 부실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선뜻 채무 조정의 시행시기에 대해 검토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정치 및 금융 면의 두 가지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먼저 정치적인 배경에서 그리스와 아일랜드의 민심이 얼마나 강력한 재정 긴축과 경기침체 상황을 견딜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들의 고통은 결국 유럽내 경제 대국인 독일과 프랑스, 영국이 떠안게 될 손실을 지연시키는 효과로 사실상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유로존 내 양극화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비교적 부유한 북유럽 국가들은 유로존 내 경제 상황이 취약한 주변국들에 대해 추가 지원을 요구받으면서 이에 대한 반발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오는 2013년 이후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유럽 금융시장에 복귀할 경우 만일 디폴트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민간 금융권이 채권의 손실을 일부 떠안게 된다는 점도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 정상들은 최소한의 결정과 변경사항을 내놓는 데 만족할 가능성이 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차기 대선 이후까지 자신들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할 결정을 피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EU 정상회담은 '미완성 교향곡'이 될 공산이 크며 이에 따라 유로존 채무 위기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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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