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유로존의 위기는 단순히 통화 위기 뿐 아니라 금융 위기이며 동시에 정치적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소로스 인베스트 매니지먼트 회장이 경고했다.
소로스는 21일자 파이낸셜 타임스(FT) 기고문에서 현재 유로존의 해결 방향은 독일에 의해 좌우되고 있으며 독일의 뒷받침이 없이는 어떠한 해결책도 가능하지 않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독일이 재정 부실 국가들의 경쟁력 부족과 재정적자 수준을 비판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들 국가들의 구조조정을 부담할 수 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이번 유로존 채무 위기는 단순히 통화위기나 금융위기가 아닌 정치적 위기가 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독일의 책임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유로화 출범 당시 유로존 각국은 심도있는 체제의 통합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분열 양상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은 모든 국가들의 통화를 사실상 동일한 조건아래 안전자산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유동성을 확충하기 위해 사실상 무위험 자본화된 재정 취약국가들의 채권을 약간의 금리를 얹어주고 매입했다. 이로 인해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금리가 낮아진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는 주택시장 거품이 발생했다.
한편 독일은 통일 비용 확보를 위해 긴축을 지속했고 결과는 유로존 내 경쟁력 양극화와 내부 분열 위기로 확대됐다.
독일의 경제력에 의존한 현행의 금융안정 시스템은 결국 채무국들의 구조조정 부담을 가중시킨다.
과거 1980년대 초의 국제 금융위기 상황을 살펴보면 과도한 채무를 지고 있던 남미 등의 국가들은 결국 경쟁력이 크게 저하되면서 잃어버린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현재 상황은 지난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에서보다 더욱 엄중한 상황이어서 유로존 채무 위기국가들은 오는 2013년 이후에는 더 강력한 자금조달 압박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소로스는 경고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은 양극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재정 적자가 과다한 국가들은 채무 부담으로 인해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경쟁력 강화' 방안 역시 불공정한 게임이 될 것으로 보여 유로존 내 양극화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항구적 금융위기 대처 방안 합의 시한인 3월말이 되면 유럽은 사실상 두 가지 속도의 경제권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에 대한 주변국들의 좌절감과 분노는 결국 유럽 전체의 정치적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치가 요구된다고 소로스는 주장했다.
먼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개별국가는 물론 금융시스템의 구제에도 나서야 한다. 이로 인해 금융위기 없는 국가 채무 구조조정이 가능하다.
금융 구제에 소요되는 비용은 추가로 늘어나지 않는다. 개별 국가의 금융권을 구제하면 그만큼 그 나라의 재정 상황이 완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시스템을 개별 국가가 아닌 유럽 전체의 관할로 두는 것도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개선 방안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어 규정을 잘 지킨 국가들에게는 자본조달 비용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춰줘야 한다. 이는 결국 개별 국가 채무를 유로존 채권으로 전환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그런 뒤에 개별 국가들은 스스로 채권을 발행해 기준 이상의 채무는 되갚아야 한다.
전자는 바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나 후자는 독일 여론의 개선 여부 등이 확인될 때까지 시일을 요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재정 부진에 시달리는 국가들에게 희망을 주고 최악의 국면을 탈출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조치가 반드시 요구된다고 소로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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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