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페이퍼 컴퍼니' 상태…줄도산 우려
[뉴스핌=이동훈 기자] 건설부동산시장의 침체국면이 여전한 가운데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이중 주택사업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중견건설사들의 위기는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생존전략이 뜨거운 상황이다.
중견 건설사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는 것은 한두가지 원인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고질적인 자금난과 일감부족, 그리고 정부와 금융권의 퇴출 의지 등이 중견건설사들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우선 자금난은 4년여간의 시장 불황에 따라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진 중견건설사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가장 큰 요소다. 최근 월드건설이 사옥까지 헐값에 팔아 자구책을 마련하려 했음에도 끝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에서 잘 알 수 있듯 부동산시장 불황 4년차를 맞은 이들 중견 건설사들의 '곳간'은 텅텅 비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중견 건설사 부동산PF 대출의 상당부분을 담당했던 저축은행의 잇단 영업정지로 인해 중견 건설사들의 자금 마련 방안은 더욱 궁색해진 상태다.
PF대출이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들이 주로 사용했던 방법인 유상증자도 최근 들어서는 한일건설을 제외하고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명동 사채시장에서도 중견 건설업체 어음 할인율은 3%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발주 등 발주처가 확실한 도급 사업이 아니면 사실상 자금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택 전문 건설사들로선 토목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없는 만큼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일감은 여전히 부족하다. 2008년과 2009년은 정부가 발주한 4대강 등 대형 국책 사업이 추진돼 업계의 숨통을 틔웠다. 물론 이 마저도 대부분은 대형 건설사들이 독식했지만 그나마 중견 건설사들에게도 최소 '밥벌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이런 일감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월드건설의 경우 주택전문 건설사지만 워크아웃이 결정된 2009년 이후 주택 분양실적은 단 한 건에 그치고 있으며, 보유한 사업지도 워크아웃 단계에서 모두 매각해 사업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이는 여타 주택전문 건설사들도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해 6월 3차 신용 위험성 평가 이후 워크아웃 건설업체들 중 상당수가 단 한건도 사업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H가 발주하는 공공 아파트 사업도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장으로 바뀐 이후 주택전문 건설사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견건설사들의 위기는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점이 더욱 위기감을 짙게 만드는 부분이다. 자금 부문에서는 최근 저축 은행권 영업정지 사태에서 볼 수 있듯 금융당국이 부동산관련 대출을 줄일 것을 금융권에 지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권에 부동산 PF편법 대출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중견건설사들의 재생 의지도 꺾는 조치가 됐다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주택건설사들이 최근 1~2년간 사업은 거의 추진하지 못한 채 회사만 유지하는 '페이퍼 컴퍼니'가 된 상황"이라며 "이들 중견 건설사들의 체력이 바닥이 난 만큼 올 상반기 중견건설사들의 줄도산 가능성이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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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