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독일 분트채 단기물의 수익률이 급상승하면서 유럽 구제금융 프로그램 한도 확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독일 분트채 2년물과 미국 국채간 수익률 스프레드는 지난주 87 베이시스 포인트로 확대하며 지난 2009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한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불름버그 통신이 집계한 주요 9개통화 대비 유로화지수도 지난 달 10일 기록한 8년래 저점에서 2.7% 가까이 회복하는 모습이다.
특히 유로화 가치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 투기적 매수세까지 가세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피에르 르쾨 수석외환전략가는 "메르켈 총리가 사실상 현 상황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그는 유로화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독일에 얼마나 유익한 것인 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유로화 강세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1/4분기에는 유로화가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로화는 지난해 아일랜드와 그리스의 구제금융 등의 악재로 인해 10.4%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99년 유로화 출범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또한 포르투갈과 스페인 경제도 경기 침체와 자산버블, 20%에 이르는 고실업 상태가 지속되면서 이들 국가의 구제금융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있다.
유로화는 지난주 달러화 대비 0.2% 떨어진 1.3581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엔화 대비로는 111.62 엔 수준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유럽의 경제 성장률도 미국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독일 경제도 지난해 3.6% 성장에 그쳤다.
전문가들의 예측치에 따르면 유로존 17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7% 확대에 그칠 전망이어서 미국의 2.9% 확대 전망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4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는 다음 달 25일까지 총체적인 위기관리 대책을 마련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 방안에는 특정 국가가 GDP의 3% 이상 예산 적자를 확대할 경우 강력한 제제 방안을 두고 구제금융 금리인하와 EFSF의 채권 매입 등을 포함한 위기대책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코메르츠 은행의 울리히 루히트만 외환전략 부문 대표는 "이같은 방안은 독일 납세자들에게는 부담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채무 위기가 지속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적 선택의 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