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이윤우, 최지성 등 삼성그룹 최고 경영자 40여명이 줄을 맞춰 지휘봉을 휘둘렀다.
지휘봉만 잡은 것이 아니고 '까치 까치 설날'과 가곡 '님이 오시는지'도 합창했다.
12일 삼성사장단 수요회의에서 벌어진 일이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사장단은 이날 예일대 함신익 교수를 초청해 강의를 경청했다. '지휘자의 열정과 리더십'이 주제다.
함 교수는 예일대 '함토벤'으로 불리는 명물 교수다. 그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의 객원지휘와 상임지휘를 맡으며 미국을 이끌 차세대 지휘자 5인방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함 교수는 이날 사장단에게 지휘자 역할을 CEO의 역할에 빗대 강의했다. 지휘자와 단원과의 소통과 감성의 교류가 결국은 훌륭한 연주를 만들어낸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일례로, 함 교수는 이 자리에서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 등 4명을 불러내 '까치 까치 설날'을 부르게 했다.
한번은 나란히 서서 부르게 하고, 다음에는 동그랗게 원을 그려 서도록 해서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부르게 했다. 처음의 불협화음은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화음을 이뤘다.
함 교수는 "좋은 지휘는 지휘봉 끝에서 카리스마가 나오는 게 아니다"며 "단원 각각의 소리를 듣으며 연주할 때 가장 좋은 선율이 나온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휘자가 단원들을 연주에 필요한 도구로 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CEO들도 직원들을 업무성취를 위한 도구로 봐서는 안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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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