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폭 인사, 부회장단 신설 신성장사업 발굴
[뉴스핌=이강혁 정탁윤 기자] SK그룹이 24일 주요 계열사의 중요 보직에 새 인물을 과감하게 기용하고, 부회장단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이 처해있는 위기를 탈출할 신성장 사업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 최태원 회장이 친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그룹 총괄 개념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지주사 전환 문제나 그룹 분가 문제까지도 고려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 지주사·분가 마무리 속도낼 듯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그룹 부회장단의 신설이다. 최고경영자의 경영활동을 돕는 최정예 집단으로 경영과 함께 신사업 발굴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필두로 김신배 부회장, 박영호 부회장, 정만원 부회장 등이 포진했다. 일각에서 '전관예우 차원'의 인사라는 분석도 있지만 최 수석부회장이 자리했고 누구보다 그룹 사장에 밝은 인사들이 포진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한 인사는 "부회장단이 신성장 사업 등 경영 전반적인 활동과 함께 현안 해결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지주사체제 전환 문제가 여전히 진행형이고, 최태원-최신원 사촌간 분가 문제도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이를 풀어갈 핵심 역할이 부회장단으로 힘이 실릴 것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SK그룹은 이른바 '소버린 사태'를 겪으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대두하자 지난 2007년 7월 1일 지주사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현행법상 지주사로 전환하면 2년 안에 순환출자 해소 등 지주사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SK그룹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것을 이유로 연장을 승인받아 내년 7월까지는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
SK그룹은 현재 지주사인 SK㈜ 아래에 주력사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을 비롯해 SK네트웍스, SKC, SK해운, SK E&S, K-파워 등 7개 회사를 두는 체계로 지분 구조를 단순화하고, SK가스와 SK건설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복잡했던 순환출자 구조가 수직 계열화되면서 신인도가 높아졌고 각 회사의 독립 경영 체제가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주사 전환은 진행형이다. SK그룹의 지배구조가 최태원 회장(44.5%)에서 SK C&C(31.82%)→SK(주)(23. 22%)→SK텔레콤(4.1%)→SK C&C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K C&C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어 '이중 지주사'라는 다소 기형적인 모양새가 유지되고 있는 것. 또 SK텔레콤이 아직 SK C&C의 지분 9%를 보유해 순환 출자구조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SK㈜는 이 지분을 지주사 전환 시한인 내년 6월까지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 오너 일가 간 그룹 계열분리 문제도 수년째 진행형이다. 사촌지간인 고 최종현 회장(2대 회장)의 직계 최태원 SK그룹 회장 일가와 고 최종건 회장(창업주)의 직계 최신원 회장 일가 간 계열분리가 현실화되지 않겠냐는 게 골자다.
그룹 내부의 지분변동이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어서 밑그림은 이미 그려져 있는 상태다.
◆ 'SK에너지 분사' 등 신성장동력 주력
한편, SK그룹은 이번 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을 통해 주력계열사인 SK에너지를 내년 1월 1일부로 석유와 화학사업을 분리하기로 했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 23일 브라질 광구를 24억불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 16개국 30광구에서 진행중인 석유 탐사 및 개발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조정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존속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기술원과 함께 자원개발 및 2차전지의 핵심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을 맡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로 SK에너지(정유), SK종합화학(화학), SK루브리컨츠(윤활유) 등 3곳을 거느린다.
SK텔레콤은 네트워크 경쟁력 기반의 B2B시장 확대를 통해 통신사업의 마켓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서비스 자원을 개방해 국내·외 모든 파트너와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진화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 "실무형 경영자를 전면에 배치함으로 써 기존 사업의 기술역량을 높이면서 실행력을 강화하는 인사"라며 "이번 인사를 통해 신성장동력의 발굴을 가속화하고, 중국, 중동, 남미 등 글로벌 전략지역에서 사업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한 인사는 "이번 인사를 통해 내수위주의 사업 탈피와 성장동력 발굴 및 지주사체제 전환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해외 전진기지로 올해 7월 출범시킨 SK차이나의 중국사업도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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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정탁윤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