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 초청 견학 뒤 긍정적 리포트 잇따라
이 기사는 11월 30일 오전 10시 32분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국내외 마켓정보 서비스인 ‘골드클럽’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핌=이강혁기자] "보고 놀랐다. 더 놀라워질 것이다. 기대 이상이다."
최근 각 증권사 기업분석보고서에는 한진중공업에 대한 긍정적 투자의견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대부분 한진중공업 해외 현지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의 경쟁력을 크게 부각시키는 분위기다.
30일 관련업계와 한진중공업 등에 따르면 이는 한진중공업이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해 수빅조선소 견학을 다녀온 때문이다. 현지 조선소를 직접 보고 돌아온 애널리스트들이 수빅조선소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보고서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보고서가 쏟아지자 다소 어리둥절하다.
사실 한진공업은 최근 2~3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조선 '빅4'의 아성이 흔들린지 오래다.
단적으로 부산 영도조선소는 2년 넘도록 이렇다할 실적이 없다. 고부가가치선 전용 조선소로 탈바꿈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지만 장기화된 노사갈등 등 풀어야할 숙제는 아직도 산적해 있다.
제2의 도약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사업 역시 주목할만한 수주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경쟁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탓에 시장 개척이 쉽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의 가장 큰 기대주다.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원가경쟁력과 함께 선주로부터 기술력과 생산능력 모두를 인정받고 있어서다.
이번에 수빅조선소를 다녀온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정동익 애널리스트는 "현재 선가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원가구조를 갖추고 있다"면서 "신규수주 호조와 가동율 상승에 따라 매출 및 수익성 개선이 가파르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부증권 김홍균 애널리스트는 "한국 조선소대비 35% 수준의 생산성을 감안해도 인건비가 1/3 정도 수준으로 낮은 원가경쟁력이 장점"이라며 "수빅 조선소는 약 3년치의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고 추후 선별 수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의 수주실적에 올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가경쟁력 때문이다.
단적으로 필리핀 현지인력의 월 인건비는 9000~1만 페소(약 23~26만원 내외) 수준이다. 단순 금액측면에서는 국내의 10분의 1 수준이고, 제반비용을 합쳐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조선강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글로벌 생산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경쟁력을 높인다. 지난 2009년 4월, 6도크를 완공함으로써 중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다.
수빅조선소는 길이 370m의 5도크와 길이 550m, 폭 135m에 달하는 세계 최대형 6도크, 4km에 이르는 안벽시설 및 4기의 골리앗크레인과 자동화기기를 갖춘 총 길이 1000m가 넘는 조립공장 등 최첨단 설비를 완비했다.
한 선주사 관계자는 "조선산업 기반시설이라고는 전무한 필리핀에 이만한 설비와 기술, 생산능력을 갖춘 조선소를 불과 18개월만에 완벽 가동한 한진중공업의 능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대한민국 조선 1번지'라 불리며 기술, 생산성, 품질 등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았지만 영도조선소의 협소한 부지와 설비 제한으로 대형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한계를 겪어야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 수빅조선소다. 지난 2006년부터 필리핀 수빅만 내 260만㎡(약 80만평) 부지에 건설을 추진해 18개월 만인 2007년 12월 1단계 건설을 완료했다.
이어 2008년 7월, 수빅1호선을 건조해 인도했고, 2009년 4월 6도크를 완공해 세계 최고의 고효율 생산시스템을 갖춘 초대형 글로벌 조선소를 완성했다.
한편, 수빅조선소의 생산능력 확대로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 운용에도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
기존에 건조해 온 LNG선뿐만 아니라 강점을 보여온 DSV, IBRV 등 특수목적선과 해양지원선에 이르기까지 본격적으로 영업 활동에 나설 수 있게된 것이다.
향후 VLCC 등 초대형 선박을 비롯해 고부가가치선인 Q-Max급(26만톤) LNG선 및 VLPG선, 해양플랜트, 드릴쉽, FPSO 등의 선종으로 영업을 확대해 영도조선소와 수빅조선소의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게 회사 측의 청사진이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