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기자] 효성그룹이 계열회사 등록에 누락시켰던 7개의 계열사가 최근 공정위의 조사로 드러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누락됐던 기업들이 모두 효성그룹 3세들이 지분을 보유한 이른바 '회장 일가의 기업'이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22일 “효성그룹이 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7개의 계열사를 누락한 것에 대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난해 3개 계열사에 대해서는 자진신고를 했지만 공정위의 조사 결과 4개의 계열사가 추가로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효성 측에서는 실무자의 실수로 누락됐다고 하지만 효성그룹 오너의 자녀가 보유한 회사인 만큼 실무진에서 파악하지 못했다는 해명을 믿기 힘들다”며 “공정위에서는 이같은 신고누락이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같은 대기업의 계열사 누락은 일반적으로는 흔치 않은 사례다. 공정위가 계열사 고의 누락으로 검찰에 고발한 사례는 최근 10년 동안 적발된 52건 중 단 3건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소규모 누락에 말 그대로 실무자의 실수였다는 공정위의 판단이다. 결과적으로 조석래 회장은 검찰에 고발됐고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최고 1억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이들 7개 계열사의 핵심 주주가 효성가 3세라는 점이다. 특히 이중 부동산임대업 추진하는 트라니티에셋매니지먼트, 동륭실업, 신동진은 7개 계열 사중에서도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트라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이 80%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동륭실업은 차남 조현문 효성중공업 회장이 80%의 지분을, 신동진은 삼남 조현상 효성 전무가 8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 형제가 80%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는 다른 두 형제가 각각 10%의 지분을 나눠서 사실상 효성가 3세가 지분 100%로 지배하는 기업들이다.
이 세 계열사는 펄슨개발, 크레스트인베스트먼트, 꽃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등 3개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골프포트는 조현상 전무와 신동진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의 사업 업종은 다양하다. 부동산 임대업을 비롯해 건설업, 벤처투자업, 매니지먼트, 골프연습장사업까지 영위해왔다.
이들의 자본금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959억 8300만원, 동륭실업 346억 8900만원, 신동진이 1158억 4000만원에 달하는 등 7개 계열사 총 자본금이 3019억 3500만원에 달한다.
미편입 기간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23년으로 가장 길었고 골프포트가 2년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신고에 누락되면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해질 수 있다”며 “기업집단에 미소속된 중소기업으로 등록하게 되면 세제 혜택을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효성그룹 관계자는 “실무자가 오너 3세의 개인적 투자를 일일이 파악할 수 없어 실수로 누락이 생긴 것”이라며 “계열사 중 일부는 이미 계열관계가 청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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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