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리만브러더스의 파산으로부터 시작된 지난 2년여간의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현대기아차 그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최근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 역시 미국 내 대량 리콜사태 등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으나, 이를 틈탄 현대기아차의 시장 공략은 더욱 거침없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그룹에 대한 시장에서의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증시에서도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모두 시총 10위권에 진입한 상태다.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 등 현대기아차 그룹의 오너 경영인의 힘이 증시에서도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는 포스코와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으며,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주가 상승세 역시 힘차다. 오너 경영체제의 성과가 투자자를 들뜨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 종가기준으로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39조 3200억원에 육박하며 코스피 시총 상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나란히 1위와 2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위인 포스코와의 시총 차이는 2조원정도.
지난주에는 포스코의 약세를 틈타 시총 2위까지 올랐으나 이후 안정세를 찾은 포스코에 다시 3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체로 새롭게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시금 2위 탈환도 노려볼만하다는 분석이다.
기아차 역시 그간의 설움을 벗고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 6000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는 2년도 안돼는 기간동안 8배 가량 급등, 4만 85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 역시 19조 1700억원으로 한국전력을 제치고 시총 10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아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총 9위인 KB금융의 자리 마저 위협하고 있다. 현재 시총 9위인 KB금융과의 시총 차이는 1조원이 조금 넘는 상황.
(그림설명: 왼쪽부터 현대차, 기아차의 2년간 주가추이) |
이러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질주는 아직 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년간 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으나, 내년에는 이들의 수익창출 능력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모세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자동차 업종은 2년간의 주가강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며 "한국시장 자체가 저평가 받고 있고, 한국 자동차 업종의 상대PER도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모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공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이런 구조적인 변화가 2011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한국 시장의 자동차 업종 투자매력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2011년 신차효과의 극대화와 더불어 유럽공장의 회복으로 인해 전 공장의 수익 창출능력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내년에 출시하는 차종 수가 과거에 비해 가장 많다"며 "올해 말에 출시될 차종들을 감안하면 2011년 신차효과는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낮은 재고와 노후모델 감소가 지속되면서 이익의 질도 개선되고, 플랫폼 공용화 효과 확대로 수익성 개선 여지 역시 많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 외에도 "기존 가동률이 낮았던 공장들이 신차종 투입 및 교차생산으로 가동률을 높여 내년에는 본사 지분법손익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차 그룹의 자동차 부품을 책임지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성장세 역시 이들 못지 않다. 지난해 초 6만원대에 거래되던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어느덧 30만원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설명: 현대모비스의 2년간 주가추이) |
올해 연초대비 주가가 많이 올랐으나, 아직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완성차 업계의 성장과 믹스개선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지속됐다"며 "올 연초대비 수익률이 시장대비 아웃퍼폼했다"고 설명했다.
남 애널리스트는 이어 "내년에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로의 도약이 기대된다"며 "본격적인 해외 수주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현대차의 해외확장 지원이 일단락되고 있으며, 원천 기술력 보유가 해외 수주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유럽과 중국 로컬 완성차업체로의 납품 가능성도 가시화 되고 있다는 전망.
그는 또 "내년 IFRS 도입에 따른 영업권 상각 중지로 연간 영업이익이 1300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수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