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국내 증시가 11월, 새로운 한달의 시작을 맞아 급등했다. 외국인들이 1조원 넘는 선물 매수세를 보이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1.79p, 1.69% 오른 1914.74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나흘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11월의 첫날을 상쾌하게 출발했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와 FOMC의 양적완화 규모에 대한 우려로 장초반 소폭 하락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중국 제조업지수가 예상외로 강세를 나타내자 상승반전, 이후 상승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 개인 등 주요 수급주체가 모두 매도에 나섰으나 국가가 이들 매물을 모두 소화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 개인은 각각 46억원, 29억원, 56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국가는 1018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반면 기타법인은 348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프로그램 역시 차익 매도세가 우위를 나타내며, 모두 171억원 가량 주식을 팔아치웠다.
한편 선물시장에선 외국인들이 1조 2173억원 가량 순매수를 기록하며 향후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으며, 기관과 개인은 각각 7521억원, 4965억원 가량 순매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운수장비가 4.8%, 화학이 3.8% 가량 급등했으며, 증권이 2.8%, 제조업이 2.1% 가량 올랐다. 전기전자가 소폭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업종이 상승했다.
시총 상위주 역시 강세였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6%, 10% 넘게 급등하며 자동차주 상승을 이끌었으며, LG화학과 한화케미칼도 6.5% 가량 상승하며 화학주의 강세를 이어갔다.
또한 강원랜드가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7% 가까이 올랐으며, 두산인프라코어는 기관들의 러브콜에 5% 가량 상승했다.
반면 IT 대표주들은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0.3% 가량 상승한 것을 제외하곤 LG전자와 하이닉스가 2% 전후의 하락을 기록했으며, LG디스플레이도 0.8%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9종목을 포함, 483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하한가 1종목을 포함 352개 종목이 하락했다. 보합은 58개 종목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사흘만에 상승반전했으나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1.53p, 0.29% 오른 527.98로 마감됐다.
개인과 외국인들이 각각 231억원, 170억원 가량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기관은 329억원 가량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주는 다소 혼조세를 나타냈다. 셀트리온과 CJ오쇼핑, 포스코ICT가 1.5~4% 가량 상승한 반면, 서울반도체와 SK브로드밴드, 메가스터디가 1.5~2.3% 가량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양호한 실적에 증권가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가 10% 넘게 급등하며 눈길을 끌었다. 소녀시대의 일본 흥행에 이은 국내 컴백에 에스엠이 7% 넘게 올랐다.
테마별로는 중국경기 활성화 기대감에 웨이포트, 중국식품포장, 차이나그레이트, 중국엔진집단 등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
또한 태블릿PC의 본격화 기대감에 에스맥과 디지텍시스템, 일진디스플레이, 멜파스 등 터치패널 관련주들도 관심을 받았다.
반면 제4이동통신 관련주들은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사업심사 부적격 우려로 인해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상한가 18종목을 포함해 총 476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하락종목은 하한가 8개를 포함, 462개 종목으로 집계됐다. 보합은 87개로 나타났다.
한편 전문가들은 예상밖의 급등에 대해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번주엔 미국의 중간선거와 FOMC의 양적완화 규모 등에 관한 결정이 예정돼 있기 때문.
SK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미국 FOMC 양적완화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과 중국 PMI 지수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점이 지수 상승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매도를 보였다가 매수세로 돌아섰다"며 "선물은 9600계약 이상 순매수한 데다 프로그램도 1000억원 이상 쏟아졌다가 장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매물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 역시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가 다소 적어지는 모습"이라며 "중국쪽 양호한 경제지표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900선 근처에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다.
강현철 팀장은 "고점 부근에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1900선 근처에서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향후 증시 흐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선물 매수 역시 안심할수 없다는 분석이다.
강 팀장은 "오늘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수세를 보였으나 누적으로 보면 아직 1만계약 이상 순매도한 상태"라며 "여전히 향후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