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3일~23일 3주간 아시아·유럽·미주 폭넓게 방문
- 회장선임 당시 인사비리 추궁하려던 야당은 '헛물'만
[뉴스핌=변명섭 기자] KB금융 어윤대 회장이 오는 3일부터 23일까지 3주 동안 해외 출장 길에 오른 것과 관련 국정감사 회피용이라는 지적과 정상적 경영활동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1일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해외일정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세계적 금융그룹 ING를 방문하고 IMF총회에도 참석하는 등 다양한 일정으로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R일정을 소화하고 IMF총회에 참석하는 등 일정이 많아 3주간에 걸쳐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KB금융측의 이같은 취지 설명에도 불구하고 출국기간이 어 회장을 증인으로 택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감사 기간을 보기 좋게 비껴가는 것이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어윤대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일정은 10월 12일과 22일로 잡혀있다. 23일 귀국하는 어윤대 회장은 물리적으로도 국감 참석이 불가능하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 민주당은 KB금융회장 선임 당시 권력형 인사비리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집중 추궁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될 전망이다.
더욱이 KB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국민은행의 경우 강정원 전 행장의 카자흐스탄 BCC은행 관련 손실, 커버드본드 발행업무 부당취급, 부동산PF부당 대출 등으로 은행권 사상 최고수준의 징계를 받았다.
국회에서는 KB금융의 현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어윤대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정작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는다면 KB금융 관련 사안은 반쪽짜리 감사로 머물게 된다.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실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를 회피하기 위해 주요 금융계 인사들이 해외일정을 잡는다는 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정감사를 피하기 위한 해외일정이라고 판단할 경우에는 국감 모독 행위로 간주해 고발조치 등을 취할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국정감사법에 따라 어 회장이 증인으로 나설 수 없을 경우 정당한 사유서를 명시한 서류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이에 관련 KB금융 다른 관계자는 "이미 어윤대 회장 일정은 국감과는 상관없이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 첫 IR이라는 의미가 있어 회사입장에서는 무척 중요한 업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계 한 관계자는 "금융계 CEO들이 국정감사 기간 중 해외일정을 잡는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국감에선 라응찬 회장과 어윤대 회장 등이 대상에 올랐지만 그동안 금융계 거물들의 국감불참이 관행화 됐는데도 증인채택 강행과 불참을 당연시 하는 구도가 굳어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