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혼다의 대형세단 '뉴 레전드(Legend)'는 지난 2008년 6월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2006년 출시된 이후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본래 미국 시장에서 어큐라(Acura)RL로 출시되어 널리 알려진 모델로 '레전드'라는 이름은 혼다의 정신과 기술력이 '전설'처럼 오래도록 남을 수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레전드와 뉴 레전드는 2006년 6월 국내에 출시된 이후 지난 10월까지 총 1362대가 팔려 나갔다.
하지만 레전드 오너들과 마니아 사이에선 이 같은 판매대수에 다수 갸웃한 시선을 보낸다. 혼다의 기술력이 집약된 레전드의 성능을 놓고 봤을 때 만족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7000만원대라는 가격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혼다 특유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마음 껏 느낄 수 있는 레전드의 매력은 동급 차량과 비교를 거부한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업계에서도 인정하는 레전드의 매력은 무엇일까.
지난 21일~22일까지 2일간 레전드를 시승하며 느낀 점은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이나믹한 차량이라는 것이다.
비슷한 배기량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기자에게도 신차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기존 혼다 브랜드라고 하면 일본차 특유의 대중적이고 가벼운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레전드는 달랐다. 어코드나 씨빅과 같은 혼다의 준중형 모델에서 느꼈던 날렵함이 레전드 특유의 성능과 더해져 품격있는 드라이빙으로 완성되는 느낌이다.
외관상으로도 세단의 위용과 멋스러운 세련미가 공존한다. 전체적인 세단의 기본 디자인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선과 각을 이용한 강렬함까지 더했다.
3.7ℓ 모델이 가질 수 최고의 디자인 만족도를 보여준다는 게 혼다코리아의 평가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대담성과 역동성이 결합된 새로운 고감도 기술의 세단"이라고 설명했다.
바람을 가르는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을 채택했고, 공기저항을 최소화 하기 위해 와이퍼까지 안으로 숨기는 세밀함이 인상적이다. 각을 살린 헤드램프는 근육질적인 강인한 느낌을 살렸고, 차체 뒷부분도 미래지향적인 리어컴비네이션 램프 디자인 등으로 멋스러움을 배가 시켰다.
차량 내부의 디자인과 운전 중 느끼는 소음도는 만족감을 더했다. 각종 주행상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적절한 배치와 더불어 ANC 시스템이나 ASC는 운전 중 혹은 정차 중 발생하는 소음으로부터 운전자를 불편함 없이 유지시켜 준다.
드라이빙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레전드의 성능이 좋다는 것은 입소문을 통해서도 잘 알고 있는 대목. 시동을 걸고 속도를 올리면서 혼다에서 왜 '최고의 주행성능'이라고 강조했는지 몸으로 느껴졌다.
레전드는 배기량 3.7ℓ로 최고 출력 307마력에 최대 토크 37.7㎏.m를 자랑한다. 수치상으로 몸에 와닿지 않는 설명이지만 0-100km까지의 가속감은 스포츠형 모델과 별반 차이가 없고, 100km 이상의 고속주행과 코너링 성능도 불안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만족스런 수준이다.
이런 주행성능의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레전드의 'SH-AWD' 시스템에 있다.
혼다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일반적인 4륜 구동은 전후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구조이지만 레전드의 'SH-AWD'는 앞뒤 바퀴에 70:30에서 30:70의 구동력을 배분하는 것과 더불어 뒷바퀴의 구동력도 좌우 0:100에서 100:0까지 배분하는 4륜 구동력 자유 제어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SH-AWD는 엔진의 RPM, 흡기 압력, 바퀴회전 속도, 노면 상태 등을 수집해 전후륜 및 후륜좌우 구동력을 최적으로 컨트롤해 어떤 운전 환경에서도 최적의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보장하도록 해준다.
잘 달리는 것만큼 잘 서는 것도 중요하다. 레전드의 브레이킹 능력도 기대 이상이다.
혼다코리아는 이에 대해 "ABS, TCS에 횡 방향의 미끄러짐을 억제하도록 한 'VSA' 시스템은 브레이크를 4륜 제어로 해 섬세한 컨트롤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보다 부드러운 코너링을 실현시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뉴 레전드의 VSA는 보다 확실한 센서 제어로 불확실한 제어 부문이 방지가 되어 그 성능이 극대화됐다"며 "상대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해 다양한 경고음을 발하는 4개의 백업 센서 이외에 리어 뷰 모니터(Rear View Monitor)를 장착해 후진시 운전자의 안전성을 더욱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디자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고의 성능으로 운전자와 동승자의 드라이빙 재미를 높이는 뉴 레전드의 진가를 재발견한 순간이다.
연비도 리터당 8.6km로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