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한기진 김혜수 서병수 기자] 그럼에도 시장에 STX그룹에 관한 우려는 남아있다.
우선 배를 수주받고 미리 받은 선수금을 M&A 등에 전용했다는 것이다. 만약 수주 계약이 취소되면 이 선수금을 반납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점이다.
STX조선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3/4분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선수금으로 볼 수 있는 부채항목이 2조9676억원이다.
반면 현금성자산으로 남아있는 것은 4413억원 남짓에 불과하다.(상세내역 : 현금및현금등가물 3371억원, 단기예금 10억원, 단기매도가능증권 256억원, 장기 매도가능증권 중 시장성있는 증권 776억원(장부상 장기 매도가능증권은 994억원으로 돼있으나 주석으로 확인한 결과 나머지는 시장성이 없음))
국내 다른 대형 조선사들이 선수금의 절반 정도의 현금성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받은 선수금의 상당부분이 M&A 등 다른 부분에 유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는 것이다.
STX측은 이에 대해 IR 등을 통해서 강하게 부인해왔다.
STX 관계자는 "선수금 중 10~20% 정도는 엔진 발주 및 다른 선박 발주를 위해 썼지만 대부분 갖고 있다"며 "업계의 상황을 정확히 몰라 생긴 오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돈에 꼬리표가 달린 것도 아니고 남은 현금을 본다면 (전용했다는) 심증이 강하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행상 지금까지는 다소 선수금을 다른 곳에 사용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당장 돌려줘야 되는 돈도 아니고 차질없이 배만 완성해서 인도하면 됐다. 더욱이 중도에 수주를 취소해 선수금을 환불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반면 최근 상황은 급변했다. 국내 20위권 해운사인 파크로드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일부 벌크선을 중심으로 수주취소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TX는 빅3와는 달리 최근 수주취소가 집중되는 벌크선 수주 비중이 높은 편이다.
STX측은 "벌크선 비중이 대형 조선사에 비해 높은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계열사인 STX팬오션이 벌크선 위주로 운영하며 발주를 많이 했기 때문이고, 팬오션이 수주를 취소할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애널리스트들도 이 같은 회사측 입장에 동의하면서도 STX가 빅3의 거래처만큼 안정적인 거래처들이 아니므로 완전히 수주취소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하나의 쟁점은 수주 취소가 일어났을 경우 선수금을 반환해야하는 것인가다. 선수금은 일종의 계약금이므로 수주 취소시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선수금은 계약금과 성격이 달라 돌려줘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선수금을 대차대조표상 부채로 계상한 것 자체가 반환의무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선수금으로 배를 짓고 있다면 그 비용을 포함한 일정부분은 반환의무가 없을 수 있지만 STX는 벌크선을 제조하는 대련의 조선소를 아직 건설하고 있어서 돌려줘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업황 악화의 파도 어떻게 넘을까"
여기에 조선 해운 경기 하락에 따른 신규 수주 감소 우려와 대규모 해외 계열사 출자로 인한 현금 흐름 불확실성 등이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지적되는 상황이다.
조선부문의 신규 수주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한 선박금융 위축,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눈에 띄게 줄고있다.
조선업계 빅3로 통하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4/4분기 들어 딱 2건의 신규 수주만이 있었다. 이 또한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15일 유조선 2척, 그리고 전날 바닷속의 원유를 캐낼 때 쓰는 드릴십 2척을 수주한 것이 전부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선박수주량도 지난달 29만 CGT로 전년동월 161만 CGT에 비해 80% 급감했다. 컨테이너 운반선을 주로 만드는 중국 조선소는 대량의 발주 취소 사태로 몸살을 앓고있다.
해운업계 상황도 마찬가지. 곡물이나 석탄 등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운임지수(BDI)는 7월 말 8859에서 최근 859로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5월에 기록한 최고점은 1만1793이었다.
이같은 수주 감소와 운임 하락은 조선 해운을 주력으로하는 STX그룹에 확실한 악재다.
STX의 수주량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지난 10월 벌크선 2척, 이달에 초대형 유조선 2척 등 총 4척의 수주에 성공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STX가 조선업계 빅3 만큼 안정적인 상황도 아니지만 일부 부실한 중소형 조선회사들과도 같은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지금 당장은 큰 문제가 없고, 향후 경기싸이클이 더 악화되고 신용위험이 확대된다면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부분은 지난 여름에 비해 몇달새 달라진 시각이다.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지금의 애매모호함이 부정적으로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 애널리스트는 "BDI지수가 3000선은 넘어야 벌크선 건조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는데 현재는 800선에 불과하다"면서 "물론 BDI지수는 일시적인 시점의 가격이고 선박가격은 2~3년의 장기적 가격을 반영하지만 향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STX가 단기적으로 M&A로 성장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나 오히려 그로 인해 저평가받는 부분도 없지 않다"면서 "중국 대련조선소 건설에 대한 투자와 업종싸이클의 하락 등이 우려되나 1년이내에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한 만큼 신용위험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우선 배를 수주받고 미리 받은 선수금을 M&A 등에 전용했다는 것이다. 만약 수주 계약이 취소되면 이 선수금을 반납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점이다.
STX조선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3/4분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선수금으로 볼 수 있는 부채항목이 2조9676억원이다.
반면 현금성자산으로 남아있는 것은 4413억원 남짓에 불과하다.(상세내역 : 현금및현금등가물 3371억원, 단기예금 10억원, 단기매도가능증권 256억원, 장기 매도가능증권 중 시장성있는 증권 776억원(장부상 장기 매도가능증권은 994억원으로 돼있으나 주석으로 확인한 결과 나머지는 시장성이 없음))
국내 다른 대형 조선사들이 선수금의 절반 정도의 현금성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받은 선수금의 상당부분이 M&A 등 다른 부분에 유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는 것이다.
STX측은 이에 대해 IR 등을 통해서 강하게 부인해왔다.
STX 관계자는 "선수금 중 10~20% 정도는 엔진 발주 및 다른 선박 발주를 위해 썼지만 대부분 갖고 있다"며 "업계의 상황을 정확히 몰라 생긴 오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돈에 꼬리표가 달린 것도 아니고 남은 현금을 본다면 (전용했다는) 심증이 강하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행상 지금까지는 다소 선수금을 다른 곳에 사용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당장 돌려줘야 되는 돈도 아니고 차질없이 배만 완성해서 인도하면 됐다. 더욱이 중도에 수주를 취소해 선수금을 환불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반면 최근 상황은 급변했다. 국내 20위권 해운사인 파크로드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일부 벌크선을 중심으로 수주취소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TX는 빅3와는 달리 최근 수주취소가 집중되는 벌크선 수주 비중이 높은 편이다.
STX측은 "벌크선 비중이 대형 조선사에 비해 높은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계열사인 STX팬오션이 벌크선 위주로 운영하며 발주를 많이 했기 때문이고, 팬오션이 수주를 취소할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애널리스트들도 이 같은 회사측 입장에 동의하면서도 STX가 빅3의 거래처만큼 안정적인 거래처들이 아니므로 완전히 수주취소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하나의 쟁점은 수주 취소가 일어났을 경우 선수금을 반환해야하는 것인가다. 선수금은 일종의 계약금이므로 수주 취소시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선수금은 계약금과 성격이 달라 돌려줘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선수금을 대차대조표상 부채로 계상한 것 자체가 반환의무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선수금으로 배를 짓고 있다면 그 비용을 포함한 일정부분은 반환의무가 없을 수 있지만 STX는 벌크선을 제조하는 대련의 조선소를 아직 건설하고 있어서 돌려줘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업황 악화의 파도 어떻게 넘을까"
여기에 조선 해운 경기 하락에 따른 신규 수주 감소 우려와 대규모 해외 계열사 출자로 인한 현금 흐름 불확실성 등이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지적되는 상황이다.
조선부문의 신규 수주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한 선박금융 위축,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눈에 띄게 줄고있다.
조선업계 빅3로 통하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4/4분기 들어 딱 2건의 신규 수주만이 있었다. 이 또한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15일 유조선 2척, 그리고 전날 바닷속의 원유를 캐낼 때 쓰는 드릴십 2척을 수주한 것이 전부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선박수주량도 지난달 29만 CGT로 전년동월 161만 CGT에 비해 80% 급감했다. 컨테이너 운반선을 주로 만드는 중국 조선소는 대량의 발주 취소 사태로 몸살을 앓고있다.
해운업계 상황도 마찬가지. 곡물이나 석탄 등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운임지수(BDI)는 7월 말 8859에서 최근 859로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5월에 기록한 최고점은 1만1793이었다.
이같은 수주 감소와 운임 하락은 조선 해운을 주력으로하는 STX그룹에 확실한 악재다.
STX의 수주량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지난 10월 벌크선 2척, 이달에 초대형 유조선 2척 등 총 4척의 수주에 성공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STX가 조선업계 빅3 만큼 안정적인 상황도 아니지만 일부 부실한 중소형 조선회사들과도 같은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지금 당장은 큰 문제가 없고, 향후 경기싸이클이 더 악화되고 신용위험이 확대된다면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부분은 지난 여름에 비해 몇달새 달라진 시각이다.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지금의 애매모호함이 부정적으로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 애널리스트는 "BDI지수가 3000선은 넘어야 벌크선 건조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는데 현재는 800선에 불과하다"면서 "물론 BDI지수는 일시적인 시점의 가격이고 선박가격은 2~3년의 장기적 가격을 반영하지만 향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STX가 단기적으로 M&A로 성장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나 오히려 그로 인해 저평가받는 부분도 없지 않다"면서 "중국 대련조선소 건설에 대한 투자와 업종싸이클의 하락 등이 우려되나 1년이내에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한 만큼 신용위험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