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국제금융부 최근환 차장의 기고문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식시장이 코스피지수 2000 포인트를 앞두고 추가상승 기대감이 여전한 가운데 과열 논란이 일고 있다. 금리도 오름세를 지속하며 지난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개월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4.75%로 결정했다. 그러나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연중 저점인 914원까지 밀리고 있다. 작년 12월 7일 913원 이후 최저치다.
주가, 금리, 환율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금리가 오르면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은행 예금 등으로 옮겨가면서 주가가 내리고, 해외에서 국내로의 자금이동으로 인해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서 환율은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금리인상은 증시과열 속에 유동성 흡수가 목적이었던 만큼 외환시장은 애초에 타겟이 아니었다. 같은 시점에 재경부가 환율 안정을 이유로 단기차입금 규제와 외화대출 취급에 엄격한 규제를 예고하는 등 전방위 환율 정책을 취했음에도 환율은 보란 듯이 밀렸다.
주식시장이 이번 달 들어서만 200포인트가 넘는 활황세를 보이고 있으나 환율 하락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달러 약세가 심화되며 유로화는 사상 최고치, 영국 파운드화는 2.0500달러가 넘는 상황에서 달러/원은 920원에서 4~5원 가량 하락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작년말 대비 주요국 통화별 절상률 즉 달러화에 대한 자국통화 강세 정도를 보면 인도 루피화 10% , 필리핀 페소화 8%, 영국 파운드 5%, 우리 원화는 1.4% 절상된 반면 일본 엔화는 저금리 기조에 3% 가량 오히려 절하(환율 상승)된 상태이다. 사실 달러/원 환율의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나 외환당국이 기를 쓰고 하락을 막는 이유가 경쟁국 통화인 일본과 가격 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의 끊임없는 경고와 다양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은 실수요 위주의 거래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시장 활력은 떨어지고 변동폭도 줄어드는 양상이다.
당국의 개입으로 아래쪽이 막히고 위쪽은 물량으로 막히자 외환거래처들이 지속하던 선물환 거래를 통한 장기물 환리스크 헤지 거래도 주춤하고 있다. 따라서 방향성이 정해지면 밀렸던 헤지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급등락 양상도 나타날 수 있다.
증시 과열에 따른 당국의 대처방안과 금리 추가인상 여부, 그리고 환율대책 등 정부 정책에 기댄 경계감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다.
[부산은행 국제금융부 최근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