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경제가 지난 수년간 노동생산성의 큰 폭 향상 속에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 폭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국제노동기구(ILO)가 29일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일례로 한국의 경우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무려 290%나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은 93%에 불과했다.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는 29일 개막된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제14차 IL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에서 제출된 것이다.이날 ILO 지역 사무소 수석 경제사회분석가 Gyorgy Sziraczki는 성명서를 통해 "동아시가 경제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세를 이루려면 생산성과 고용성장 사이의 균형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ILO가 이번에 제출한 보고서("Labor and Social Trends in Asia and the Pacific 2006: Progress Towards Decent Work")는 중국, 홍콩, 마카오, 몽고, 남북한, 대만 등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은 최근까지 세계경제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세를 이루었고, 특히 노동자 1인당 산출을 뜻하는 노동생산성은 10년간 88% 향상되는 등 같은 기간 남아시아의 39%나 동남아의 17%를 대폭 상회하였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이런 양상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창출이나 임금상승 폭은 크게 낮은 편이었으며, 특히 중국의 경우가 심각했다고 한다.중국은 2000년부터 2004년 사이 국내총생산(GDP)이 59%나 늘어났고, 노동생산성은 40% 가까이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증가율은 불과 5% 수준이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또 중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지난 1990년부터 1999년 사이 170% 향상되었지만 실질임금 상승 폭은 80%에 그쳤다고.이번 ILO 보고서는 노동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한국과 홍콩, 몽고 등의 경우 노동인구 중 다수가 주간 50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주 금요일까지 진행되는 ILO의 지역총회에는 세계화가 노동시장과 고용에 미친 영향이 광범위하게 논의될 예정이다. 4년마다 열리는 이 총회는 원래 2005년 부산에서 열리기로 되어있었지만, 당시 한국정부와 노동계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행사가 연기된 바 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