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주택 공급 전 과정의 단축을 주문했다
- LH는 의정부·하남 등 공공택지 원형지 공급을 검토했다
- 가격 특혜와 민간 착공 지연 방지책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LH, 원형지 개발 적용 후보지 조사
중복 공사·초기 자금 부담 줄어도
땅값·개발이익 배분은 숙제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공급기간 단축을 주문하면서 원형지 분양 방식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택지 조성과 건축 준비를 병행해 중복 공정을 줄이고 초기 사업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저가 공급에 따른 특혜 논란과 민간 사업자의 착공 지연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 마련은 과제로 꼽힌다.

◆ 다진 땅 다시 파는 공사 줄인다…공사비도 절약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는 공공택지를 대상으로 원형지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의정부 법조타운 등에서는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지와 공급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논의의 출발점은 주택 공급계획과 실제 입주 사이의 시차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인천 계양 3기 신도시를 찾아 2022~2025년 주택 인허가 감소에 따른 공급 공백을 언급했다. 신규 택지를 발표하더라도 보상과 조성공사, 인허가를 순서대로 거치면 당장 입주 물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이 대통령은 택지 조성과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겹치는 작업이 많아 속도가 더뎌지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공급 성과를 계획이나 착공에 그치지 않고 입주로 연결하기 위해 공공택지 개발의 전 과정을 앞당겨야 한다"며 "이미 발표한 대책들이 실제 입주까지 신속하게 이어지는 가시적 성과를 꼭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형지 분양은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과 부지 조성을 마치기 전에 토지를 사업자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통상 사업시행자가 택지를 조성해 공급하면 건설사가 건축계획에 맞춰 다시 땅을 파는 등 일부 토목공사가 반복된다.
원형지를 공급받은 사업자가 부지 조성과 건축설계를 함께 진행하면 이런 중복 공정을 줄일 수 있다. 토지를 공급받을 사업자가 일찍 정해지면 택지 조성계획과 건축설계를 함께 진행한다는 장점도 있다.
공공 사업시행자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토연구원은 약 55만4000㎡ 규모, 사업비 7945억원인 수도권 보금자리지구를 대상으로 공급 방식에 따른 사업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원형지를 공급하지 않는 기존 방식의 사업시행자 이윤율은 4.4%였으나 공급 비중을 9.4%, 16.6%, 22.9%로 늘리면 이윤율은 각각 8.8%, 12.6%, 15.1%로 높아졌다.
배유진 국토연구원 국·공유지연구센터장은 "토지대금을 일찍 받아 보상비로 활용하고 공공이 직접 조성해야 할 면적을 줄이는 구조이다보니 민간에 할인 혜택을 주더라도 사업성은 개선된다"며 "원형지를 공급받는 사업자는 조성공사와 주택건설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으므로 공사비용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 공급 사례 있지만…저가 공급엔 특혜 논란 못 피해
과거에도 원형지 형태로 땅을 공급한 사례가 있다. 세종시 첫마을은 2007년 LH(당시 한국토지공사)가 원형지를 공급해 개발한 사례다. 구릉지 등 기존 지형을 살리면서 토지이용계획과 건축계획을 함께 수립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서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확장 부지를 원형지로 공급한 바 있다. 2024년 태백시는 강원랜드와 웰니스 항노화산업 특화단지 내 시니어헬스케어센터 부지의 원형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단지 조성이 끝나기 전에 시설 건립 사업자가 참여하도록 했다.
기업 유치를 위한 저가 공급이 특혜 논란을 낳기도 했다. 2010년 세종시는 기업과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원형지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다른 지역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정부는 기업이 조성비를 부담하므로 가격이 낮아진다고 해명했으나, 반발이 커지자 기업들이 투자를 철회하며 결국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대전에서도 신세계 유니온스퀘어 부지 공급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대전시는 2010년 투자양해각서에서 사업부지를 원형지 형태 또는 감정평가를 거친 조성원가 수준으로 제공하기로 했으나, 법적 근거와 가격 산정의 적정성이 문제가 됐다. 이후 시는 협약을 수정해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되 부지를 평탄하게 만드는 정지작업은 하지 않고, 기반시설 비용을 반영한 감정평가액으로 공급하도록 조건을 바꿨다.
이처럼 원형지 분양에서 가장 큰 이슈는 가격이다. 민간 기업이 땅을 다듬는 비용을 부담하게 되면서 가격 측면에서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것은 타당하나, 지나치게 싼 가격으로 토지를 넘기면 개발이익은 민간에 쏠리고 LH에는 비용 부담이 남을 수 있다.
김종하 목원대 교수는 "민간이 조성공사와 기반시설 비용을 추가 부담한다면 이를 토지가격에서 고려해야 하기에 공급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특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원형지를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한 사업시행자가 이익을 보전하려고 다른 토지의 공급가격을 올리면 여기서 나온 가격부담이 다른 공급대상자들에게 전가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돼 논란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땅 넘겨도 착공 미루면 '도루묵'…가격 기준·지연 책임 정해야
원형지 분양이 현실화되려면 공공과 민간의 공사 범위와 시기를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도로와 상하수도 등 지구 전체에 필요한 시설은 별도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상·이주나 인허가가 지연되면 토지를 먼저 공급해도 착공은 늦어질 수 있다.
가격과 계약조건을 당사자 협상에만 맡기면 분쟁이 생겼을 때 소송으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김 교수는 "원형지 공급 가격에 대한 산정 기준을 법률에 명시해야 하고, 산정방법을 시행령 등에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며 "초과 개발이익과 전매차익을 환수해 해당 지역 기반시설에 재투자하는 장치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령 정비도 남아 있다. 공공주택특별법 제32조는 '주택지구로 조성된 토지'의 공급을 규정해 원형지 공급의 별도 근거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9·7 대책에서 제시한 LH 직접시행 확대와의 관계도 정리해야 한다. LH가 시행자 지위를 유지하면서 민간에 조성공사까지 맡길지, 토지와 개발권을 넘길지에 따라 사업구조가 달라진다. 공급 대상 선정과 함께 비용 부담, 착공기한, 개발이익 배분을 구체화해야 실제 입주 단축 효과도 가늠할 수 있다
민간이 땅을 확보한 뒤 사업을 지연시키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시장 상황이나 사업을 시행하는 기업 내부 사정에 따라 원형지 개발을 미룬다면 전체적인 일정이 무기한 뒤로 밀릴 수 있다. 김 교수는 "일정 기간 개발을 지연하면 계약을 해지하고 필요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