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정부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책으로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가동한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는 29일 "이번 비상 경제 상황은 고차방정식이다. 문제 해결 역시 고차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다차원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과 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총리 주재 비상경제본부 첫 회의를 열고, 각 부처 장관님들과 논의했다. 비상경제체계를 통해 빈틈없이 상황에 대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현재 상황을 두고 "전쟁이 야기하는 경제심리 위축은 기본이고, 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글로벌 공급망에 복잡하게 편입된 우리 산업의 특성이 더해져 경제 위기가 복합적인 양상을 띄고 있다. 불법 계엄과 내란으로 인한 극도의 경제 위축을 막 벗어나기 시작한 경제에 내수 위축의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총리는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에너지와 필수 품목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를 줄이고 해외 공급선을 추가하는 것에 더해 해외 반출을 억제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의 조치로 교역국들에 부담이 가중될 경우 역풍이 불 수도 있다"며 "한두 품목이 아닌 다(多) 품목을 고려해야 하고 글로벌 차원을 염두에 두어야 해서 경제부처와 외교부가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부처 간 칸막이를 뛰어넘은 대책이 시급하다고 봤다. 그는 "에너지 절약은 필수적이나 지나칠 경우 가뜩이나 힘든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 에너지를 덜 소비하면서 동시에 내수를 진작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부처의 장벽을 넘어서는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1차 비상경제본부 회의는 이날 오후 2시경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김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부처별로 생필품 수급 차질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비상경제본부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국민 생필품 수급 차질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각 부처는 중동발 물품 수급 차질이 국민 생활 필수 품목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하고 단계별 대응 방안을 수립하되, 빠지고 놓치는 일 없이 예상 품목을 철저하게 꼼꼼히 점검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비상경제본부는 ▲거시경제·물가 ▲에너지 수급 ▲금융 안정 ▲민생 복지 ▲해외상황 관리 5개 실무대응반으로 구성됐다. 김 총리는 이날 국무조정실장을 반장으로 하는 지원반을 추가 설치해 비상경제본부의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청와대 상황실과 상시 소통 체계를 갖추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첫 비상경제본부 회의에 참여한 거시경제·물가대응반은 공급망 위기 관련 '위기대책본부' 중심으로 수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나프타 긴급수급 조정조치, 요소·요소수 매점매석 금지 대책도 추진한다. 물가는 민생물가 태스크포스(TF) 중동전쟁 물가대응팀을 통해 물가 파급영향 점검 및 신속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매일 전국 1만개 주유소 가격을 점검한다. 초과세수를 활용한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은 오는 31일 국회 제출, 다음 달 국회 통과 및 집행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에너지수급반은 석유 관련 국내·외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최고가격제 지정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가격안정에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나프타의 경우 석화업계의 가동률 및 설비 조정, 국외 도입 등 수급 대응 현황을 공유한다. 관계부처는 에너지 수급 영향 본격화에 대비해 수요 관리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안정반은 '100조원+α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집행, 채권시장 안정에 나선다. 정책금융 지원 프로그램 규모는 기존 20조3000억원에서 24조3000억원으로 확대한다. 금융안정반 내 금융부문 비상대응 TF를 운영해 실물‧민생경제 지원, 금융시장 안정 등도 추진한다.
민생복지반은 취약계층 생활지원·구직활동 지원, 고유가 관련 사회복지시설·학교 등 취약시설 운영 지원, 물류·운수업계 부담 완화, 중동지역 입국민 대상 심리·복지·돌봄·가족서비스 지원, 고용위기 모니터링 강화 및 선제적 대응, 보건의료산업 지원 및 의약품 수급 차질 대비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해외상황관리반은 중동 정세 및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대해 보고했다. 주요 원유·LNG 생산국 등 유관국과 외교 협의 현황을 공유하고, 부처-기업-재외공관 간 정보 공유를 더 활성화해 기업 어려움 해소를 위한 조치에 힘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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