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성적은 바닥인데, 표는 불티나게 팔린다.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의 '웃픈 현실'이다.
여자부 최하위 정관장(6승 18패)의 홈구장 충무체육관은 후반기에도 팬으로 가득 찬다. 구단에 따르면 31일 열리는 현대건설과 홈경기 티켓은 이미 매진됐다. 1일 한국도로공사전(3547명), 4일 흥국생명전(3477명)에 이어 시즌 세 번째 만원이다. 충무체육관은 초대권과 사석을 제외한 판매 좌석이 3230석, 입석까지 포함하면 최대 3500명을 수용한다.

정관장은 순위표만 놓고 보면 포스트시즌 경쟁과는 거리가 먼 팀이다. 그런데 관중 숫자만 보면 우승 후보급이다. 이 모순의 중심에 인쿠시(본명 자미안푸렙 엥흐서열)가 있다.
몽골 출신 아시아 쿼터 인쿠시는 정관장이 시즌 중 대체 선수로 영입하면서 V리그 스타로 급부상했다. MBC 예능 '신인 감독 김연경'에서 김연경의 애제자로 얼굴을 알린 그의 성장 드라마는 팬들의 발길을 대전으로 끌어당겼다.
인쿠시가 V리그 데뷔전을 치른 지난달 19일 GS칼텍스전을 기점으로 충무체육관은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전까지 정관장의 홈 8경기 평균 관중은 1895명에 불과했다. 인쿠시 출전 이후 4경기 평균 관중은 2951명으로 55.7%가 급증했다.
시청률도 변화가 일어났다. 이번 시즌 여자부 경기당 평균 시청률은 1.37%로 지난 시즌(1.18%)을 웃돈다. 특히 인쿠시가 신고식을 치른 정관장–GS칼텍스전은 2.06%를 기록하며 시즌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하지만 인쿠시의 티켓파워와 실력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인쿠시는 180cm 레프트로, 세트당 6~10점을 책임지는 공격 옵션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다른 팀 아시아 쿼터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완'이다. 공격 점유율에 비해 성공률·범실 관리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리시브·수비 기여도도 낮다. 상대 서브의 타깃이 되는 장면이 잦다 보니, 코트에 서 있는 시간만큼 팀 밸런스가 좋아지는 유형은 아니다.
다른 상위권 팀 아시아 쿼터들이 세트당 12~15점, 공격 성공률 40% 안팎에 리시브까지 책임지는 투웨이 자원으로 평가받는 것과 비교하면, 인쿠시는 아직은 볼륨은 어느 정도 있지만 효율은 부족한 공격수다. 승부처에서 한 번에 흐름을 바꾸는 결정력이 부족하고, 멘탈 기복이 득점과 실책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결국 정관장의 숙제는 분명하다. 지금은 인쿠시 보러 가는 경기장이지만, 이 흐름을 인쿠시 때문에 강해진 팀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인쿠시 개인에겐 공격 성공률·범실 관리, 리시브 안정이라는 구체적인 기술 과제가 남아 있고, 구단과 코칭스태프에게는 그를 흥행 카드에만 머물게 할지, 진짜 아시아 에이스로 키워낼지에 대한 선택이 남아 있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