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프랑스의 원로 배우이자 동물 복지 운동가 브리지트 바르도가 9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8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은 성명을 통해 "재단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브리지트 바르도가 세상을 떠났다"며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배우이자 가수였던 그는 화려한 명성을 뒤로하고 동물 복지에 삶과 열정을 바치기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그는 프랑스 남부 자택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193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바르도는 패션 잡지 '엘르' 모델로 활동하다 1952년 영화계에 데뷔했다. 1956년 작품 '그리고 신은 세계를 창조했다'를 통해 자유분방한 여성상을 선보이며 단숨에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프랑스어로 '아기'를 뜻하는 이니셜 'BB'로 불리며 마릴린 먼로와 함께 당대 영화계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1969년에는 프랑스 공화국의 상징인 '마리안느'의 모델로 선정돼 우표와 동전에도 그의 얼굴이 새겨졌다.
약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는 1973년 배우 활동을 은퇴한 뒤 동물 보호 운동에 전념했다. 특히 동물 학대와 도살 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오며 국제적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한국의 개고기 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으며, 무슬림 문화 비판 발언과 관련해 인종차별 혐의로 여러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생활 면에서는 네 차례 결혼과 이혼을 겪었다. 자신을 영화계로 이끈 감독 로제 바딤을 비롯해 배우 자크 샤리에, 독일의 백만장자 군터 작스와 결혼했으나 모두 수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이후 1992년 결혼한 베르나르 도르말과는 30년 넘게 부부로 지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X(트위터)를 통해 "브리지트 바르도는 영화와 목소리, 눈부신 영광, 이니셜(BB), 슬픔, 동물에 대한 아낌없는 열정, 마리안느가 된 얼굴로 자유의 삶을 상징했다"며 "우리는 세기의 전설을 애도한다"고 추모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