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조사…남성은 79.9%로 더 높아
인프라 개선 시 귀촌 의향 79%로 상승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수도권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1955~1974년생) 10명 중 7명이 지방 중소기업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귀촌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 불균형, 부동산 가격 상승, 은퇴 이후 불안정한 삶 등 복합적 사회 문제 속에서 '지방 취업'이 새로운 탈출구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베이비부머 지역경제 붐업(Boom Up)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은퇴세대의 노후 불안, 지방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동시에 완화하기 위한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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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인협회 전경 [사진=뉴스핌DB] |
한경협은 지난달 23일 '지역 중소기업 인력난 현황 및 정책과제 조사'에 이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거주 베이비부머 500명을 대상으로 지역취업 및 귀촌 의향을 조사했다.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결과, 응답자의 73.0%가 비수도권 중소기업 취업 시 귀촌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의 경우 이 비율이 79.9%로 여성보다 높았다.
귀촌을 희망하는 응답자(365명)는 그 이유로 건강한 생활 유지(24.6%), 여유로운 생활·휴식(22.9%), 자연 친화적 환경(20.7%), 주거비·생활비 절감(15.6%) 등을 꼽았다.
반면 귀촌을 희망하지 않는 응답자(135명)는 생활 인프라 부족(27.8%), 도시 생활에 대한 익숙함(17.0%), 교통 불편(15.2%), 안정적 일자리 확보 어려움(11.1%) 등을 이유로 들었다. 지방 생활의 기반 시설이 여전히 귀촌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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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을 희망하는 수도권 베이비부머들은 선호 지역으로 충청권(32.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강원권(27.4%), 호남권(15.9%), 영남권(10.4%) 순이었다. 희망 직무는 관리·사무직(30.7%), 서비스·판매직(20.7%), 농림어업(15.9%), 생산·제조직(14.8%) 순으로 조사됐다.
근무 형태는 '시간제'(47.7%) 선호가 가장 높았으며, '둘 다 가능'(42.7%), '전일제'(9.6%)가 뒤를 이었다. 희망 월임금 수준은 200만~250만원 미만(32.6%), 150만~200만원 미만(30.7%), 250만~300만원 미만(26.8%) 순으로, 평균 희망액은 227만원으로 조사됐다.
한경협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수도권 베이비부머와 지역 중소기업, 중소도시가 함께 상생하는 '3자(三者) 연합 모델'을 제안했다. 수도권 베이비부머의 지역 중소기업 취업과 귀촌을 연계해,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수도권 베이비부머의 79.0%는 '3자 연합' 모델이 실현될 경우 귀촌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한 일자리 연계(73.0%)보다 높은 비율로, 정책적 모델이 실질적인 유인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모델의 기대효과로는 수도권 집중 완화 및 균형발전(24.8%), 베이비부머의 안정적 일자리·소득 확보(18.6%), 지역사회 인구 유입 및 공동체 활성화(13.9%), 지역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13.2%) 순으로 응답이 집계됐다.
정책 과제로는 임대주택 등 안정적 주거시설 제공(22.6%)이 가장 많았고, 지역 중소기업 중심의 일자리 확충(18.6%), 지역 의료·복지 서비스 강화(12.0%), 귀촌자 대상 금융 지원(12.0%) 등이 뒤를 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수도권 집중 현상과 내수 위축으로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며 "은퇴를 앞둔 수도권 베이비붐 세대의 고향을 중심으로 한 귀촌과 지역 내 재취업을 유도한다면, 수도권 집중 완화는 물론 지역경제와 내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