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예·적금 금리, 올해 내내 하락하다 9월 기점 반등
한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장금리 상승 반영
요구불예금 한 달 새 21조 뚝...법인 자금 이탈 가속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올해 처음으로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속 시중금리가 오른데다 기업들의 자금 인출이 늘며 조달 여건이 악화한 영향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은행권의 수신 경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9월 실행한 저축성수신(예·적금)금리 평균은 2.52%로 전월 대비 0.04%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
이들 은행들의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지난 1월 3.06%에서 3월 2.82%, 6월 2.54%, 8월 2.48% 등 매월 하락했다. 올해 내내 하락세를 지속하다 9월을 기점으로 반등한 것이다.
은행권의 갑작스러운 예금금리조정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단기금리와 시장조달금리가 상승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달 기준금리를 2.5%로 결정, 세 차례 연속 동결했다.
그런데 국고채 등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실제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은 높아졌다. 실제 지난달 말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7%대로 상승, 지난해 11월 말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부동산 규제와 환율 급등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진 것이 시장금리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기업들의 법인세 납부, 배당금 지급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예금 잔액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 5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647조85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9월 말 669조7238억원에서 21조8674억원 감소한 규모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언제든지 찾아 쓸 수 있는 예금으로 은행의 대기성 자금이다. 특히 연말을 앞두고 기업들의 예금 인출이 크게 늘면서 요구불예금 규모가 줄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근 법인고객의 예금 인출 증가가 두드러진다"며 "개인고객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금리가 오르고 기업들의 돈이 빠져나가다보니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은행들의 고금리 특판 예적금 경쟁은 다시 불붙은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KOSPI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KB Star 지수연동예금 25-4호'를 선보였다. 상품 유형에 따라 최대 연 7.90%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이날 게임 성적에 따라 최대 연 20% 금리를 주는 '오락실 적금'을 출시했고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입출금 계좌에 증권 계좌를 결합, 최대 연 2.5% 금리를 제공하는 '모두 다 하나통장'을 내놨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그룹 공동 고객 사은 행사 '우리금융 다함께 페스타'의 일환으로 최대 연 7%의 '우리금융 다함께 적금'을 선보였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