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부활을 돕겠다고 약속했지만 미국의 열악한 제조업 기반으로 현실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12일 짚었다.
신문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수주한 가장 큰 선박 두 척, 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거의 전적으로 한국에서 건조될 예정이다. 미국 조선소는 아직 이렇게 크고 복잡한 선박을 건조할 역량이 없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는 더 단순한 LNG 운반선을 건조하려는 노력마저 납기 지연과 비용 초과의 난관에 직면하기 일쑤였다. 현재 미국의 원양선 건조 비용은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4~5배 비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 측면에서 미국 조선업 부활이 절실하다고 누차 강조했다. 지난 8월 한국이 무역합의 조건으로 제안한 마스가(MASGA : 미국 조선사업을 다시 위대하게) 플랜도 그러한 수요를 충족하려는 일환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조선소는 100만명 넘는 근로자를 고용할 정도로 거대했지만, 지금은 미국 해군을 위한 함정 건조와 수리 작업 정도를 수행 가능한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자국 조선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틀이 갖춰져 있지만 유관산업의 인프라가 미약하다.
*지난 1920년 제정된 존스법에 따르면 미국 항만을 오가는 화물 운송 선박은 반드시 미국 안에서 건조되고 미국인이 소유하고 운영해야 한다.
컨설팅 업체 '카라차스 마린 어드바이저스'의 바실 카라차스 최고경영자(CEO)는 "수십억 달러의 자본 투입만으로는 미국 조선업의 지속적인 부활을 이끌기 어렵다"며 "이를 위해서는 탄탄한 철강 산업과 훈련된 전문인력, 그리고 첨단 엔지니어링과 설계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억달러를 들여 미국 필라델피아의 조선수를 인수했다. 한화오션 필리 조선소는 아직 대형 선박을 건조할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미국 한화쉬핑의 라이언 린치 최고경영자(CEO)도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고 했다. 그는 "시간을 두고 기술과 노하우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전되면 한화 필리 조선소가 그룹 전체 선박 건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수주한 조선 물량 12척 가운데 미국 항구 간 화물 수송용 중형 유조선 10척을 필리 조선소에서 만들 예정이다. 다만 신문은 건조에 드는 비용은 상당히 높아질 전망이라며 비용은 2억2000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나 한국에서 건조될 경우 예상되는 비용, 4700만 달러를 크게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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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오션 필리조선소에서 조선업을 상징하는 대형 골리앗 크레인을 배경으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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