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도표·SEP·파월 기자회견 주목
주식시장, 단기 변동성 속 장기 낙관론에 무게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시되는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경제 전망 요약(SEP),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점도표, 그리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예정이다.
노동 시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 상황에서, 월가 전략가들은 연준의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주 경제 지표에 따르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의 고용 증가 전망도 하향 조정되면서 노동 시장이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이는 이번 주 연준의 금리 완화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상황은 연준의 고민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지난주 발표된 8월 도매 및 소비자 물가 지표 모두 연준의 2% 목표치를 훨씬 상회해,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정책 결정자들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금리를 과감히 내리라는 백악관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 금리 인하 '속도'가 관건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향후 어떤 속도로 금리 인하를 가져갈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시간 기준 15일 오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달 16~17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bp=0.01%포인트) 내릴 확률을 96.4%로 반영 중이다. 또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은 80%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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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 기준 9월 15일 오전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의 연준 기준금리 전망.[표=CME 페드워치] |
뉴센추리 어드바이저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전 연준 이사였던 클라우디아 사흠은 야후 파이낸스에 "연준에게 최악의 상황"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물가가 좋아서가 아니라 고용 지표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흠은 연준이 이번 주 2일간의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단단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략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슈왑 금융연구센터 채권 전략가 콜린 마틴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미 높은 상태였고, 지금도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슐레아스는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9월 이후 연준의 신중한 행보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리 인하는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나올 수 있겠지만, 데이터 전반을 보면 연말까지 세 차례 금리 인하가 확실히 보장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DWS 미주지역 최고투자책임자 데이비드 비앙코는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과 정책 결정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기를 기대한다"며 "연준이 데이터에 따라 움직인다지만, 만약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와 아직 거리가 있다면, 왜 이를 무시하고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앙코는 약간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과 완만하게 약화된 노동 시장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이번 금리 인하의 정당성은 이 '트레이드오프'로 설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이 가속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완만한 경기침체보다 미국 경제에 훨씬 더 큰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뉴빈 채권 전략 책임자 토니 로드리게즈는 "경제 전망 요약에서 실업률 변동이 이번 주 금융시장에 가장 큰 신호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2026년 말과 2027년 실업률 상승을 확인하면, 내년 연준 금리 인하 기대치를 높여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연준이 추가 경제 약화 가능성에 대비해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BNY 인베스트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 빈센트 라인하트는 "고용 데이터에서 약화 신호가 보이며, 연준이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이후 연속적인 금리 인하 필요성은 없다고 평가하며, "지금은 긴급 조치가 필요한 순간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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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Fed) 본부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 주식 예상 반응은 '낙관'이 우세
한편 투자자들은 사상 최고치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주식시장이 이번 FOMC 이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 주식은 초기 금리 인하 직후, 그리고 이후 12~24개월 동안 긍정적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다.
BMO 캐피털 마켓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982년 이후 S&P 500 은 지난 10번의 금리 인하 사이클 중 8번에서 금리 인하 후 12개월 동안 평균 약 11% 상승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수석 투자 전략가 브라이언 벨스키는 현재 경제 상황이 노동 시장의 견조함, GDP 성장률이 추세를 웃도는 점, S&P 500 대형주들의 탄탄한 실적 등을 감안할 때 과거처럼 주식이 금리 인하를 바탕으로 매우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 글로벌 주식 책임자 울리케 호프만-부르차르디는 "견조한 기술주 실적 모멘텀과 임박한 연준 금리 인하를 고려할 때, 높은 밸류에이션을 이유로 기술 섹터에 대한 다각적 투자 노출을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다 넓게 보면 미국 주식 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으며, 우리의 2025년 말 S&P 500 목표는 6,600, 2026년 6월 말 목표는 6,800"이라고 덧붙였다.
BNY 웰스의 투자 전략 및 주식 책임자 알리시아 레빈은 그럼에도 점도표가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 속도보다 느린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번 주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빈은 "시장이 스스로 과도하게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노동 시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있어, 이는 향후 더 심각한 신호를 의미할 수 있다"며 "연준이 약화된 노동 시장보다 인플레이션을 우선시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