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가동률 51.3%·점유율 9%대까지 밀려
벤츠 대형 수주·신규 공장 가동이 반등 시험대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와의 대형 수주로 미국·유럽 생산 캐파를 사실상 채우며 외형 안정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평균 가동률이 51.3%까지 떨어지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9%대로 내려앉으면서, 대규모 수주가 실제 가동률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벤츠와 미국 75GWh, 유럽 32GWh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리비안·벤츠 북미향 50.5GWh 계약에 이어진 것으로, 합산 규모는 150GWh를 넘어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 연간 36GWh 규모의 원통형(46시리즈)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해당 공장의 생산능력 대부분이 이미 계약으로 채워진 것으로 분석한다. 벤츠, 리비안, 북미 완성차 업체 등 기존 계약분에 이번 벤츠향 물량(연 8.9GWh)이 더해지면서 합계가 36GWh를 웃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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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
◆ 가동률 반등 시험대
업계에서는 벤츠향 대형 수주가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LG에너지솔루션의 가동률은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이어왔다. 2023년 69.3%였던 평균 가동률은 2024년 57.8%로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51.3%까지 낮아졌다.
점유율 역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56.1GWh로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지만, 점유율은 전년 동기 11.8%에서 9.5%로 하락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SNE리서치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50.9GWh로 6.2%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24.3%에서 20.7%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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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46시리즈 및 2170 원통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
◆ 중장기 반등 기대감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벤츠향 장기 수주와 신규 공장 가동 효과가 본격화되면 가동률 개선과 점유율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애리조나 공장이 2027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고, 기아 EV3와 GM 얼티엄 플랫폼 기반 모델(이쿼녹스·블레이저·실버라도 EV) 등 주요 고객 물량이 더해지면 공급 규모는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 4분기부터 르노향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을 시작하고, 폭스바겐·포드 등 대형 고객 대응이 확대될 것이도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폼팩터·고객 다변화가 중장기 점유율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2027년 생산 예정인 벤츠 상용트럭 물량과 이번에 추가된 승용 전기차 물량이 구분돼 있어 대규모 볼륨 확대가 가능하다"며 "하반기 유럽에서는 르노향 LFP 배터리 공급이 시작되고, 폭스바겐과 포드 등 주요 고객 대응이 본격화되면서 영업이익의 뚜렷한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