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160쪽 PPT 준비…앞서 300쪽 의견서 제출하기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약 4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오후 2시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 전 장관은 같은 날 오후 5시54분께 법정을 나오면서 "법정에서 어떻게 소명했는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정말 없었는가", "내란에 가담한 것이라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수고 많으십니다"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법원을 떠났다.
이 전 장관은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심사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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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의혹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07.31 mironj19@newspim.com |
내란 특별검사(특검)에서는 이날 이윤제 특별검사보와 국원 부장검사 외 6명의 검사가 영장심사에 참여했다. 특검은 160여쪽에 이르는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해 이 전 장관의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으며, 지난 29일 범죄의 중대성과 구속이 왜 필요한지, 관련된 증거 인멸의 우려 등을 담은 300쪽 분량의 의견서도 제출했다.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별검사(특검)는 지난 28일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범죄 중대성 및 증거인멸 우려,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경향신문, 한겨레, MBC, JTBC, 여론조사 꽃에 대한 봉쇄 및 소방청을 통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관련 문건을 봤으나 문건을 건네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특검은 그가 계엄 국무회의에서 문건을 보며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긴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문건에 단전·단수 지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17일 이 전 장관의 주거지와 행안부, 소방청장 집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하고 배모 전 소방청 기획조정관, 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 이영팔 소방청 차장, 허석곤 소방청장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 뒤, 지난 25일 이 전 장관을 직접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이 전 장관이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경찰의 조치 상황 등을 확인했고, 이후 허 청장에게 전화해 경찰의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이 지시가 이 차장에게도 전달됐으며, 이 차장이 황 전 본부장에게 전화해 경찰에 잘 협력해 주라고 반복적으로 요청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서 위증했다는 혐의도 적용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