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신세계' 론칭…SSG닷컴 없는 백화점 커머스 실험
신세계라이브쇼핑, 브랜드 유통 전면에…'기라로쉬'로 첫발
SSG닷컴, 자산 떼어내고 구조조정…FI 엑시트용 실탄 확보
연간 1조 거래는 이마트, 신세계 비중은 1%…분리 전망↑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가 각각 독립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룹 계열분리의 '마지막 퍼즐'로 꼽혀온 SSG닷컴은 자산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고,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온라인 플랫폼 구축 및 신사업 확대를 통해 독립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의 백화점 사업부인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8월 '비욘드 신세계' 앱을 공식 론칭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SSG닷컴을 통해서만 신세계백화점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별도의 계정 생성 없이 신세계백화점 전용 앱에서 직접 결제 및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 SSG닷컴 중심의 온라인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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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신세계] |
㈜신세계 산하의 신세계라이브쇼핑 역시 온라인 채널 강화에 나섰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하반기부터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을 본격 전개할 예정이며, 최근에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기라로쉬'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업계는 이를 단순한 신사업 확장이라기보다 ㈜신세계 독자 노선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이마트 지분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신세계(76% 지분)의 온라인 계열사로, 향후 백화점 기반의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은 이와 함께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도 준비 중이다. 오는 8월 출시를 앞둔 해당 서비스는 VIP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단순 유통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와 정유경 회장이 맡은 신세계백화점 체제로 양분되면서, 각 계열사 간 독립 운영 구조를 확립해가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SSG닷컴은 여전히 이마트(45.6%)와 ㈜신세계(24.4%)가 함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공정위의 계열분리 기준(비상장사 지분 10% 미만)에 따라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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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의 새로운 본사(KB영등포타워) 전경. [사진=SSG닷컴 제공] |
SSG닷컴 또한 '지분 다이어트'에 속도를 내며 이마트로의 합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SSG닷컴은 결제사업부 'SSG페이'를 독립 자회사 '플래티넘페이먼츠'로 분할했다. 이는 SSG페이를 팔거나 지분 일부를 매각해 투자자들(FI)에게 돈을 갚기 위한 수단이다.
이마트는 앞서 SSG닷컴의 핵심 물류 인프라였던 'NE.O 센터' 운영권을 CJ대한통운에 이관하며 자산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SSG닷컴을 플랫폼 중심의 경량화된 조직으로 재편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FI 투자금 회수 등을 염두에 둔 조치로도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마트가 신세계 지분 일부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SSG닷컴 계열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SG닷컴은 과거 FI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은 상태라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태다. 자회사 매각 등으로 실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계열분리 작업이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SSG닷컴이 공시한 '2025년 예정거래 계획'에 따르면 이마트와의 상품·용역 거래 총액은 연간 약 1조398억 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분기별 최대 18.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신세계와의 거래 규모는 연간 774억 원 수준에 그치며, 매출 비중도 1.1~1.3%에 불과하다. SSG닷컴이 사실상 이마트 중심의 사업 구조로 갖추질 것임을 내포하는 수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로 편입된 SSG닷컴은 플랫폼 중심 구조를 강화하며 쿠팡·네이버 등과 이커머스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신세계는 자체 온라인 채널 육성을 통해 백화점 기반 온라인 사업의 독립성을 키우는 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