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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슬픈 유머의 역설...정한용 시집 '희망이라는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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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40주년 맞아 여덟 번째 시집 펴내
산문시 형식을 통해 쉽고 친근하게 그려낸 세상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와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희망이 싸졌다. 십여 년 전부터 공급이 넘치기 시작하더니 가격이 폭락했다. 백화점 명품 코너에서 VIP 고객에게만 밀거래하듯 판 적도 있었는데, 이젠 동네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했다. 들리는 말로는 희망을 생산하던 지식 엘리트들의 담합이 깨졌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방송에 나와 떠드는 자칭 전문가에 의하면 원래 효과가 미미한 것이었는데 드디어 소비자들에게 그 정체가 들통났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중략… 속이 무르고 색깔이 변했는데, 우리나라 썩은 희망과 비슷해 보였다. 그냥 버려야 하나, 준 이를 생각해 잠시라도 보관해야 하나, 걱정으로 잠이 오지 않았다. 희망이 조금씩 조금씩 절망으로 변질돼갔다. 세상 썩는 냄새가 고약했다.' - '희망이라는 절망' 일부.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정한용 시집 '희망이라는 절망'. [사진 = 청색종이] 2025.04.21 oks34@newspim.com

정한용 시인이 등단 40주년을 맞아 여덟 번째 시집 '희망이라는 절망'(청색종이)을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는 산문시라는 형식을 통해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시인은 제목부터 예고하듯 '희망'이라는 단어가 오늘날 어떻게 값싸게 유통되고 있는지를 폭로한다. 그리고 이면의 절망을 날카롭게 응시한다.

첫 시 '꿈에서 시를 쓰다'는 시 쓰기의 본질적 감각을 보여주는 시편이다. 꿈속에서 완성한 여섯 줄짜리 시, 그 시를 듣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시의 감동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그 시는 현실로 돌아왔을 때 재현되지 않는다. "겨우 여섯 줄인데, 세상을 뒤집어 놓을 걸작인데"라는 문장은 언어의 무력감과 창작의 고통, 그리고 상실의 감각을 환기시킨다.

이 시집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시인이 절망을 정면에서 마주하면서도 유머를 통해 그것을 견디는 독특한 시적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이 유머는 단지 익살스러운 장면이 아니라, 절망을 인식하고 언어화하는 방식의 일부다. 시인은 절망의 감정을 해체하고, 그 틈새에서 시적 진실을 길어 올린다.

정한용 시인은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1985년 '시운동' 동인지를 통해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얼굴 없는 사람과의 약속', '슬픈 산타 페', '거짓말의 탄생', '천 년 동안 내리는 비' 등 여러 권의 시집을 발표했다. 그의 시는 존재의 부조리와 세계의 불합리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감정의 층위를 섬세하게 드러내며 문학적 지평을 확장해왔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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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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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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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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