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에 국제유가 4년만에 60달러대 최저 수준
정유사 1분기 실적 크게 하락 예상...2분기도 실적 부진 지속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 전쟁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국제 유가가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보복조치를 발표하는 등 무역전쟁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달 초만해도 정제마진이 좋아져 실적 개선 기대감을 낳았지만,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불황에 따른 석유 수요 부진이 지속되며 당분간 실적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에 국제유가 4년만에 60달러대 최저 수준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4일(현지 시각) 4.96달러(7.4%) 하락한 배럴당 61.99달러, 브렌트유는 4.56달러(6.5%) 내린 배럴당 65.58달러에 마감하는 등 국제 유가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단기간내 50달러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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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뉴스핌 DB] |
정유사들의 정제마진도 올해 초 10달러 수준에서 최근 7~8달러선까지 하락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정유사 이익의 핵심지표로 꼽힌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비싼 시점에 도입한 원유의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해 단기적으론 실적에 부정적"이라며 "미국의 관세 전쟁도 변수지만 결국 중국의 수요 침체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향후 정유사들의 실적개선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하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반값 에너지 정책'을 내세우며 석유 증산을 예고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도 감산을 해제하기로 하는 등 원유 공급이 늘어날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 정유사 1분기 실적 크게 하락 예상...2분기도 실적 부진 지속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 국내 정유 4사의 1분기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정유부문에서 전년 대비 50~80% 크게 악화된 실적이 예상된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진과 가파른 전기차(EV) 보급률 확대에 따른 구조적인 휘발유 수요 약세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며 "2분기의 경우 휘발유 마진은 드라이빙 시즌 진입으로 개선이 예상되나 등경유가 비수기로 접어들고, 3~4월에 크게 상승한 원유 판매가격이 반영되면서 정제마진 약세가 불가피해 2분기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