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월 2일쯤 자동차 관세"
대미수출의존도 90%…판매 실적 중 90%도 수출
한국GM "철수 없어, 오히려 내실 다지는 시기"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에 대해 4월 2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계 기업인 한국 제너럴모터스(GM)에 불똥이 튀었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GM을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철수설이 제기되자, 한국GM 측은 "철수는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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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자동차 제조에 들어가는 부품 일부 [사진=블룸버그] |
한국GM은 국내 생산 차량의 90%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전체 판매량 중 수출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결정에 따라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수입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아마도 4월 2일쯤"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5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관세보다 훨씬 더 가혹한 부가가치세 시스템을 사용하는 나라들을 (대미) 관세를 가진 나라와 비슷하게 여길 것"이라며 강조했다.
◆ 대미 수출 의존도 높은 한국GM, 타격 불가피
이에 국내 국산차 중에서 수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한국GM에 대한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한국GM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업계에서 단연 1위다.
한국GM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6.7% 늘어난 49만 9559대로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이중에 수출이 47만 4735대로 전체 판매의 95.0%를 차지했다. 한국GM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약 42만대까지 늘어났다. 회사 전체 수출분의 90%에 육박한다.
반면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2만4824대에 머물렀다. 전년 대비 35.9% 급감한 수치다. 한국GM의 내수 부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GM의 1월 내수 판매는 총 1229대로 전년 대비 57.5% 급감했다.
내수 점유율 하락의 주요 원인은 신차 부족이 꼽힌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차량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부분이다. 쉐보레 타호, 콜로라도 등은 미국에서 생산된 뒤 한국에 수입해 판매되고 있다.
한국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준대형 SUV가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시장에 적합한 차량을 생산하지 못하는 점도 경쟁력 약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국GM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준중형 세단 '크루즈'와 중형 다목적차(MPV) '올란도'를 차례로 단종시켰다. 이어 경차 '스파크'와 중형 세단 '말리부'도 2022년 생산이 중단됐다.
이에 군산공장 폐쇄 이후, 연구개발(R&D)과 소형 SUV 생산에 집중된 한국GM의 역할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트럼프 정부의 차량 관세 이후에는 철수설도 다시 떠올랐다.
◆ 한국GM "물량보다는 내실, 신차·전기차 라인업 준비 중"
한국GM은 "물량보다는 내실 있는 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한국GM의 전략"이라며 철수설을 반박했다.
이어 "현재 국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이 한정적이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신차, 전기차 라인업 등에 대한 계획은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GM 철수설은 한국GM 내부에서도 따끔한 시장 반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관세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에 본사가 있는 GM과의 소통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다음 행동에 대한 시그널을 타 기업보다 빨리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유리할 순 있다"고 말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