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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 휴머노이드 정책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 2025년02월10일 08:37

최종수정 : 2025년02월10일 08:37

하민회 (이미지21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16대 로봇의 칼군무. 대형에 맞춰 붉은 조끼를 입고 등장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여성 무용수와 어울려 수건을 돌리고 던지고 받는다. 신기함 반 섬뜩함 반이다. 지난 달 29일 중국중앙TV(CCTV) 생방송 춘제 갈라쇼에 등장한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의 'H1' 모습이다.

물건을 조립하고 야외에서도 자유자재로 거침없이 움직이는 H1의 후속 모델 G의 가격은 우리 돈 2000만원이 채 안 되는 9900위안. 비슷한 성능의 테슬라 옵티머스 양산 책정가인 3만 달러의 절반이다.

가성비 AI 딥시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에 차이나테크 경고등이 울렸다. 지난달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에 대한 심층 보고서를 발간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로봇 산업이 '딥시크 모먼트'에 다가가고 있다" 고 진단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과연 중국은 어떻게 반 가격 가성비 휴머노이드를 만들 수 있는 걸까?

우선 미국과 중국은 로봇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그 접근 방식이 사뭇 다르다. 미국이 테슬라 나 오픈AI같은 거대 기업 중심으로 알려지지 않은 기술적 과제를 해결함으로써 업계 판도를 바꾸는 방식으로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면 중국은 기존 기술을 통합해 실용적으로 적용하는 데 주력한다.

중국의 대량 생산 능력도 가성비를 높이는 데 한 몫을 한다. 중국은 부품 생산, 시제품 설계 등 로봇 공급망 관련 기업이 수만 개에 달하며 이미 로봇생태계가 구축된 만큼 규모와 속도전으로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이고 전 방위적인 정책 지원이 결정적이다.

[사진 = 유비텍 공식 홈페이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유비텍(優必選∙UBTECH 9880.HK) 홍보 이미지.

중국은 이미 십여 년 전인 2015년부터 로봇산업을 10대 중점 발전 분야로 지정해 최첨단 로봇 기술 고도화에 공을 들여왔다. 핵심부품 국산화 및 기술 자립도 제고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보조금, 세금 인센티브, 민관 연구 협력 등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중국은 2023년 기준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신규 설치 대수와 누적 가동 대수 모두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로봇밀도 역시 급격히 증가하여 세계 3위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를 원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국산화하고 대량 생산해 2027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17개 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로봇기업과 대학 기관 등이 참여하는 국가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로봇 생산 및 활용을 위한 협동 혁신 시스템 구축, 로봇 플러스 응용 테스트 및 실증 센터 구축, 표준 개발, 혁신 사례 발굴, 정보 공유를 위한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21일 상하이에서 개소한 휴머노이드 훈련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자동차 조립 테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신민만보 캡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을 위해 활발히 진행 중인 중국 테크 기업들 간 협력관계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애플 협력사이자 세계 최대 위탁생산 기업인 폭스콘은 휴머노이드 기업 유비텍을 협력 파트너로 선정해 공동으로 운송, 분류, 접착, 품질 검사 등 영역에서 시범 응용 사례를 개발하고 지능형 제조를 목표로 하는 휴머노이드 공동 실험실도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검색 엔진 기업 바이두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 '어니봇'을 유비텍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S'에 탑재한다. 오픈AI가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와 협력하여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휴머노이드를 내놓은 것과 같다.

최근엔 상하이 인근에 대규모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장인 국가지방공동건설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国家地方共建人形机器人创新中心)를 오픈했다.

애지봇, 푸리에, 상하이 일렉트릭 등 10개 기업의 102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동으로 훈련하고 있는데 보행, 이불 개기, 설거지, 나사 조이기, 용접 등 기능에 대한 집중적인 훈련을 진행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데이터 수집 비효율성, 비용, 플랫폼 간 데이터 재사용 불가능, 통일된 데이터 표준 부족 등의 문제 해결을 목표로 즈위안 로보틱스와 쿠파스 테크놀로지가 협력해 올해 중 1000만 개의 고품질 물리적 로봇 데이터를 수집해 최첨단 데이터 세트를 만드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상하이 신화사 = 뉴스핌 특약] 2024년 7월 4일 중국 상하이시 상하이엑스포센터에서 개최된 '2024년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

이쯤에서 한국의 AI와 로봇산업의 현 상황을 짚어보자.

미중 양강구도의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6~7위 정도 평가받고 있으나 국가적 지원과 자본, 인재의 부족으로 자리 지키기에도 위태로운 지경이다.

더구나 로봇산업은 중국과 일본의 저가공세에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가성비로 밀어붙이는 중국과 부품에 강한 일본마저 중국 제조로 원가를 낮추어 들어와 현지보다 30~40% 저렴하게 입찰에 응하고 있어 한국산 로봇이 낄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추세다.

[사진 = 유비텍 공식 홈페이지] 유비텍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인 '워커(Walker)'

무엇보다 부실한 국가정책은 심각한 문제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민관합동으로 총 3조원 이상을 로봇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민관, 대학 간의 연계, 부품업체와 완제품 제조사까지의 협력을 유도하고 로봇 생태계를 키우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사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책적 지원은 고사하고 해외업체의 저가공세를 막을 대책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지능형 로봇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1.6%로, 한국(85.6%)과의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국내 로봇 산업 매출은 2017년 5조5000억원 달성 이후 6년째 5조원 대에서 정체 중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때를 놓치면 존재감조차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보다 뾰족한 기술 개발과 전략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로봇산업마저 딥시크 모먼트로 가져가고 있는 중국의 휴머노이드 정책을 진지하게 차근차근 들여다봐야 하는 진짜 이유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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