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박찬대, 연일 최 권한대행 압박
거대 야당, 경제 불안 가중 책임론 피하기 어려워
당 지지율 하락 등 민심 요동도 부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부터 '내란 특검법' 등 정국 흐름 키를 쥐고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최상목 권한대행에 법적 책임 등을 운운하지만 탄핵만큼은 주저하는 모습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연일 최 권한대행에게 20조원이 넘는 민생 추경을 즉시 편성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경제가 빠르게 얼어붙는 상황에서 국가 재정이 경기를 살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특단 대책을 수립할 시기"라며 "추경 등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여섯 번째)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다섯 번째) 등 배석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1.13 photo@newspim.com |
민주당은 또 최 권한대행에게 '윤석열 정부의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수정안(내란 특검범)'을 즉시 수용하라고 재촉하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17일 밤 조국혁신당 등 야권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최 권한대행은 내란 특검법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법 폭동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회를 통과한 내란 특검법을 즉시 수용하고 공포함으로써 내란 사태를 조기 종식하고 국회 입법권을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 경제 사령탑 흔들기 어려워…'독주하는 당' 이미지 굳어질라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다그치면서도 탄핵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경제 사령탑인 최 권한대행마저 탄핵시킬 경우 경제 불확실성 가중 등 민주당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최 권한대행이 탄핵되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이어가야 한다. 교육·사회 분야를 주로 다룬 이주호 부총리가 'F4 회의(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한국은행 총재·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하는 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는 등 경제 현안까지 챙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제 관료 출신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 사령탑 자리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추경 편성에 나설 때까지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며 (정부와 최 권한대행을) 압박하겠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최 권한대행 탄핵 시도 시 '독주하는 당' 이미지가 굳어진다는 점도 민주당에는 부담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탄핵소추안을 29번 발의했다. 또 양곡관리법을 포함해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덕수 권한대행, 최 권한대행 등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재발의하고 있다. 이같은 민주당 모습에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한편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에게 지지하는 정당을 물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46.5%고 민주당은 39.0%다. 양당 격차는 7.5%p(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p) 밖이다.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을 앞선 적은 지난해 7월 3주차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난주 한국갤럽 등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은 하락세였다"며 "민주당이 계속 불안을 증폭시키는 데 기여를 한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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