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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마린'에 빠진 화가 김춘수 "내 푸른그림에 힐링됐다는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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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갤러리서울 12월말까지 '김춘수-지주중류'전
푸른색 그림 30년 넘게 그렸지만 아직도 설레
'회화의 본질'찾는게 목표,힐링됐다는 반응에 고무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오로지 울트라-마린(Ultra Marine) 물감 만으로 고집스레 자기세계를 구축해온 화가 김춘수(67)의 최신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리안갤러리 서울(대표 안혜령)은 지난 10월말부터 '김춘수 개인전: 砥柱中流 지주중류(중심을 잡는 마음)'전을 열고 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두달간 이어지는 이번 김춘수 작품전에는 공간을 압도하는 200호 크기의 대형 신작 6점을 포함해 작가가 평생의 과업으로 천착해온 푸른 단색화 '울트라-마린'시리즈 신작이 다양한 크기로 출품됐다.

[서울=뉴스핌] 자신의 신작 회화 앞에서 포즈를 취한 작가 김춘수(67). 지난 30여 년간 마치 수행하듯 푸른 그림에 천착하고 있다. '색은 같지만 똑같은 그림은 한 점도 없다'는 작가는 처음 만나는 미술팬이 "푸른 그림을 보며 위로가 됐다"고 할 때 작업의 동력을 얻곤 한다고 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1.17 art29@newspim.com

서구 미술계에서 누보레알리즘 운동의 개척자였던 이브 클랭(1928~1962·프랑스)이 오직 푸른 색으로 그림을 그리고, 퍼포먼스를 하며 미술사에 '이브 클랭 블루'라는 말을 남겼듯 김춘수 또한 청색 물감으로 작업한다. 이브 클랭은 '인터내셔날 클랭 블루'(IBK)라는 색을 자신의 고유색으로 인정받아 특허를 받기도 헸다.

반면에 김춘수는 2000년대부터 여러 청색 물감 중 울트라 마린 물감만 사용하고 있다. 작품 타이틀도 모두 '울트라-마린'이다. 김춘수의 작품에는 햇빛을 받아 일렁이는 바다의 푸른색 윤슬(반짝이는 잔물결)로 가득하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눈이 부시도록 그 푸르른 물결 속으로 빨려드는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바다 저편에'를 뜻하는 영어단어 '울트라 마린'과 그의 작품은 이렇듯 딱 맞아떨어진다.

30년 넘게 푸른색 회화만 고집하는 그에게 가장 많이 던져지는 질문은 "한가지 색만 써서 지겹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면 그는 "푸른색 안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답한다. 푸른색은 여러 색깔 중 가장 맑은 색이고, 때론 광기같은 게 있어 늘 끌린다고 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서울 종로구 창성동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오는 12월31일까지 열리는 김춘수 개인전 전경. [사진=리안갤러리 서울]. 2024.11.17. art29@newspim.com.

문제는 종이에 그 오묘한 빛깔이 잘 인쇄가 안 된다는 점이다. 전시장이나 아트페어에서 그의 작품을 직관한 이들은 "도록 보다 실제 그림이 훨씬 좋다"고 입을 모은다. 또 찬란한 푸른색이 '힐링이 된다'는 이들도 많은데 작가는 그런 반응에 고무돼 힘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가지 색으로 30년 넘게 작업한다는 게 쉬운 일같지만 실상은 그 반대라고 작가는 들려준다. '늘 똑같은 그림을 그린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고, 두드러지게 변화를 보여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림이란 무엇인가', '이미지와 물질은 어떤 관계일까'라는 화두 아래 작업하는 그에게 푸른 회화는 모색해야 할 영역이 아직도 많이 남은, 무궁무진한 세계다.

이번 전시는 김춘수 작가가 리안갤러리와 함께하는 첫 번째 개인전으로, 청색 물감의 은은한 마티에르 사이로 회화의 본질, 즉 현실 저 너머 보이지 않는 이상의 세계에 가닿고자 하는 작가의 집념을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서울 종로구 창성동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오는 12월31일까지 열리는 김춘수 개인전 전경. [사진=리안갤러리 서울] 2024.11.17 art29@newspim.com

김춘수는 붓이 아닌 손으로 작업한다.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그림을 그리는 '핑거 페인팅'인 셈이다. 물론 캔버스에 흰색 물감을 여러 겹 칠하며 바탕작업을 할 때는 붓을 쓴다. 하지만 그 다음 작업부터는 모두 손으로 한다. 데뷔 초기에는 붓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너무 자신을 드러내려 하는 게 보여 1990년대부터는 손에 물감을 묻혀 작업한다. 그렇게 했더니 훨씬 좋았고, 자유로와 계속 핑거 페인팅을 이어간다고 했다.

작가는 "내 그림의 정체는 울트라 마린 물감이 발라진 것일 뿐, 사실 바다도 아니고 강도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색도 파랗고, 작품명도 '울트라 마린'이다 보니 관람객들은 바다물결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건 내가 만든 속임수(fake), 즉 게임 같은 것이다. 그림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자고 유도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한동안 김춘수는 '수상한 혀'라는 시리즈를 선보인바 있다. 작품명이 매우 이채로왔는데 거기에는 약간의 인문학적 배경이 있다. 작가는 '붓으로 하는 건 언어요, 손으로 하는 건 소리'라며 '언어로 표현 못하는 것은 소리'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번 리안갤러리 서울에서의 개인전을 위해 새로 제작한 200호 크기의 회화 '울트라-마린' 앞에 선 김춘수 작가.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1.17 art29@newspim.com

또 구상회화는 언어와 같은 것이고, 추상회화는 소리와 같은 것이라며, 자신의 푸른 그림은 폭포나 수풀 같은 그림이라 '수상한 언어'에 해당되는데 '언어'보다는 '혀'가 더 좋아 그렇게 명명했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푸른색 아래로 바탕의 흰색이 언뜻언뜻 드러나며 엷은 레이어를 보여주는데 골몰하기도 했다. 레이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그러면서 작가는 고교시절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의 일화를 들려줬다. 선생이 비선대 옆 바위 한쪽이 움푹 패인 걸 가리키며 "왜 패였는지 아느냐?"고 물었고, 이유인즉 "선녀들이 목욕하러 와서 비단옷에 스쳐서 바위가 패였다"는 것이었다. 50년도 더 된 그 시절 선문답은 작가를 오랫동안 사로잡았고, 그 '영겁의 시간'은 곧 '회화 속 레이어', 그것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고 했다.

김춘수는 "작업을 하며 내가 아는 이상으로, 내가 모르는 나까지도 끌어내 그림에 담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춘수 'ULTRA-MARINE 2425', 194×130.3cm, oil on canvas, 2024. [사진=리안갤러리 서울] 2024.11.17 art29@newspim.com

미술평론가 안현정 박사는 "김춘수 작가가 30여년 간 빠져 있는 '청靑/淸-빛'은 붓이 아닌 손가락·손바닥으로 획의 속도와 질감을 내는 '실천적 화아일체(畵我一體)'의 경지라 할 수 있다"며 "어떤 이들은 '김춘수 작품은 왜 똑같은가' 반문하는데 그의 작품이 단순해 보인다면 작가의 진짜 의미(眞義)와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춘수의 청색은 하나의 색이 아닌 우리의 닫힌 생각을 해방시키는 '무한히 펼쳐나가는 경계 없는 자유'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어 "작가에게 울트라 마린은 하나의 분신처럼 연동된 색상이자 빛이다. 즉 청색은 평범함이 아닌 '심상에 확 와서 꽂히는 진짜 마음'이다. 이번 신작들은 작은 거인같은 김춘수의 거친 몸짓 사이로 들숨 날숨의 에너지와 미묘하게 작동하며, 기존 작업과 다른 섬세한 고백들을 뿜어낸다. AI가 미술의 모든 것을 흉내낸다 해도 과학기술이 포착할 수 없는 '인간의 몸짓'을 회화다움 안에 되새기는 것이다"라고 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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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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