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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듣는다]'미술계 쓴소리'김순응① "연수익10% 운운하면 손절을"

기사입력 : 2024년09월03일 22:07

최종수정 : 2024년09월04일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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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대표 역임 김순응씨 뉴스핌TV 대담
"이 그림 연8~10%수익보장"운운하면 경계해야
유명작가 위작,미술계 신뢰 뒤흔들만큼 심각해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4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이 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함에 따라 대한민국 전체가 미술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아트페어인 키아프와 프리즈서울 뿐 아니라, 전국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도 역대급 미술전시들이 시작됐고,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도 곧 개막하거나 포문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국내 미술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호황기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상황입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의 여의도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리더에게 듣는다'라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침체에 빠진 우리 미술시장의 문제점과 향후 전망을 진단 중인 김순응 대표. 하나은행 자금본부장 출신으로 미술품경매사 서울옥션 케이옥션을 거쳐 현재 미술컨설팅기업인 김순응아트컴퍼니 대표로 있다. 2024.09.03 art29@newspim.com

이에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뉴스핌TV를 통해 미술시장전문가 김순응 대표로부터 현 미술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김순응 대표는 '리더에게 듣는다'라는 대담에서 국내외 미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향후 전망을 들려줍니다. 뉴스핌은 9월 3일 뉴스핌TV 'KYD 리더에게 듣는다'라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우리 시대 청년들과 미술애호가들을 향한 김순응 대표의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리더에게 듣는다' 방송은 이 시대 특별한 인사이트를 지닌 '리더'를 초청해 오랜 현장 경험에서 터득한 전문성과 혜안을 듣고, 미래세대인 2030세대에게 길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김순응 대표는 경기고, 성균관대 경제학과와 미국 남가주대학 대학원(경영학 전공) 출신으로 하나은행 자금본부장과 싱가포르지점장·홍콩지점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금융업계에 몸 담기 시작한 초반부터 미술에 관심을 갖고 미술사, 작가, 미술시장을 연구하며 작품도 수집해온 김 대표는 2001년 미술계에 투신해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대표로 미술품경매사를 이끌었습니다. 2011년부터는 미술컨설팅업체인 김순응아트컴퍼니를 설립하고, 미술투자 컨설팅과 함께 젊은 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대담은 아트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는 김소전 오르앤아트(Orr&Art) 대표가 맡아 진행했습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뉴스핌TV의 대담 프로그램 '리더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우리 미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향후 전망을 들려주는 미술시장 전문가 김순응 대표. 오른쪽은 대담을 진행한 김소전 오르앤아트 대표. 2024.09.03 art29@newspim.com

 김소전 대표(이하 김소전): 김순응 대표님 안녕하세요? 오늘 뉴스핌TV 주최로 국내 미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향후 전망을 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우선 요즘 국내 미술시장 침체가 꽤 심각한데요, 대표님께서는 2~3년 전에 "미술시장이 뜨겁지만 이제 곧 불황이 닥칠 것이다"라고 예견하셨습니다. 당시는 아무도 그 경고에 귀 기울이지 않았죠. 지금 상황 어떻게 보시나요?

김순응 대표(이하 김순응): 네 그랬죠. 그 때 시장이 무척 뜨거웠는데 "앞으로 빙하기가 올 수테니 대비해야 한다"고 여기저기 글도 쓰고 했습니다. 사실 전 쓴소리를 많이 해서 '미술계의 미스터 쓴소리'로 통합니다. 달콤한 소리, 듣기 좋은 소리는 경계해야 하고, 쓴소리는 경청해야 된다는 게 제 소신인데 당시 미술시장이 워낙 호황이다 보니 귓등으로도 안 듣더라고요. 달콤한 소리에 빠지다 보면 방향을 잘못 잡거나 판단을 그르칠 수 있는데 말이죠. A라는 작품이 사고 싶어 누군가에게 의견을 물으면 "진짜 그림 잘 보시네요. 이거 사두면 돈 될 겁니다"라고 달콤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죠. 반면에 "이 작품 꼭 사고 싶으세요? 좀 더 살펴보면서 결정하세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 꼭 주의할 것은 그림은 사고 나서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살 때 신중해야 합니다.

호황기에는 "그림 사면 돈 번다"는 소리를 사방에서 했습니다. 그런 소리를 자꾸 듣다 보면 확증편향이 생기지요. 다른 소리가 안 들리고 맘이 급해집니다. 그래서 미술시장에 거품이 생기고, 거품이 꺼지면 폭락의 희생자가 생기게 되죠. 숫자로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3000억~4000억원 정도였는데 갑자기 거품이 생기면서 몇 년새 1조원을 넘어섰어요. 그렇게 되니 언론에서 "우리도 문화선진국이 됐다. 미술시장 규모가 1조가 넘었다"라고 대서특필했는데 불과 1,2년 사이에 약 5000원억대로 떨어졌습니다. 절반으로 떨어졌으니 대단한 불황이죠. 근데 지금 글로벌 아트마켓이나 선진시장도 침체라고 하는데 낙폭이 약 4~5% 떨어진 것에 불과하거든요.

김소전: 유독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불황이 심대한 이유가 있을까요?

김순응: 코로나사태 후 세계 자산시장이 갑자기 활황이 됐죠. 각국 정부에서 돈을 많이 풀었고 금리가 낮은 수준이다 보니까 자산시장에 돈이 많이 들어왔어요. 특히 미술시장에 돈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코인이나 부동산, 주식으로 번 돈이 미술시장에 많이 들어오면서 국내 미술시장에 급속도로 거품이 생겼습니다. 이제 그 돈들이 빠져나가면서 불황에 들어서게 된 겁니다.

김소전:네,그렇군요. 그런데 MZ세대들도 미술시장으로 많이 유입됐잖아요. '영끌'이다 '빚투'다 이런 용어까지 나오면서 한참 시장이 들끓었는데

김순응:그 점에 대해서도 제가 경고를 많이 했습니다. "미술시장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미술투자로 돈 번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요. 경험 있는 컬렉터들은 잘 알지요. 하지만 젊은 사람들과 미술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림값이 계속 올라간다고 하고, 언론마다 보도되고 하니까 나만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가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에 급하게 시장에 들어온 거죠. 그런데 우리 미술시장은 워낙 규모가 작은 시장이기 때문에 쉽게 과열되고, 또 돈들이 빠져나가면 쉽게 식습니다.

김소전: 시장이 침체되고 그림값이 떨어지자 여기저기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술투자 관련해 사기사건도 발생하고요.

김순응: 제가 40여년간 미술 쪽에 관심을 갖고 그림을 사고 시장을 분석하다 보니까 자주 겪는 일입니다. 한참 버블이 극성을 이루며 그림가격이 올라갈 때는 불미스런 일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드러납니다. 눈이 녹은 다음에 세상의 추한 모습이 다 드러나는 것처럼요. 예를들면 듣도 보도 못한 갤러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우리한테서 그림을 사면 연 8%에서 12%의 수익을 보장을 해준다", "3년 후에는 당신이 원하면 원금에 다시 사주겠다" 이런 달콤한 얘기들을 하면 현혹이 돼 그림을 막 사들이는 거죠. 코인이나 주식시장도 불미스런 일이 비슷한 패턴으로 일어나는데, 말하자면 유사수신행위입니다.

정식으로 인가받지 않은 금융기관이 원금을 보장해준다,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면서 돈을 모으죠. 이게 유사수신행위이자 불법이거든요. 그 다음에 소위 펀지사기도 있는데 "그림을 사면 돈을 벌게 해준다", "매년 10%씩 이익을 보장한다" 이렇게 선전하며 투자하게 하죠. 문제는 수익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한테 돌려주는 게 아니라, 계속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데 쓰고, 돈이 모이면 앞선 투자자들에게 일부 메꿔주는 피라미드 폰지사기도 등장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미술시장에 횡행하면서 최근에 몇몇 갤러리들이 소송에 휘말리고 투자자들이 몰려와 데모도 하는 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사실 그림값이 오를지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마치 가격상승을 보장하듯 권하는 화랑이나 경매사는 나중에 결국 제 발등 찍는 사태를 맞곤 합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록펠러 가문의 3대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1915~2017)가 1960년에 수집한 마크 로스코의 '화이트 센터'. 데이비드 록펠러는 이 그림을 뉴욕의 존경받던 갤러리스트 시드니 제니스로부터 8500달러에 사들여 47년간 거실에 걸고 감상했다. 그리곤 구순을 넘긴 기념으로, 또 먼저 세상을 뜬 아내를 추모하며 로스코 작품을 소더비 경매에 내놓았다. 675억원에 낙찰됐는데 록펠러는 전액을 사회에 기부했다. [사진=페이스갤러리, 소더비 경매] 2024.09.03 art29@newspim.com

◆유명작가 위작, '모랄 헤저드' 불러온다

김소전: 위작문제도 심각합니다.

김순응: 사실 위작문제는 동서고금, 언제 어디서나 있었습니다. 미술품이라는 게 큰 돈이 되다 보니까 가짜를 만들고 싶은 유혹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미술시장의 위작문제는 좀 심각합니다. 누구나 다 알만한 유명 작가의 위작문제가 몇 년 전에 터졌잖아요. 워낙 작품값이 비싼 작가인데, 그 작가의 위작을 만든 조직이 검거되고 감옥에도 갔단 말입니다. 가짜그림의 거래내역도 밝혀지고, 위작 제작과정의 시연도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해외에 머물던 작가가 귀국해선 위작으로 판명된 작품들을 놓고 "이건 내 그림이야. 나만의 고유한 호흡으로, 고유의 테크닉으로 만든 거야"라고 했습니다. 예상을 뒤엎는 발언이었죠. 그 후 숨겨져 있던 가짜 그림들이 연달아 나오게 됐고, 그 숫자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어 정말 문제입니다.

그런데 선진국에선 작품의 진위를 판단할 때 작가의 말 보다는 작품의 유통경로, 즉 어디서 전시를 했고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프로브넌스(provenance)에 더 비중을 둡니다. 작가의 진술은 거의 마지막에 참고로 듣는 정도로 끝냅니다. 반면에 우리는 작가 진술을 중시하다 보니 위작들이 진품으로 넘어가고 말았지요. 게다가 그 작가의 위작을 만드는 일군의 조직이 계속 작품을 만들어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짜가 진짜 보다 더 많다더라" "지금도 계속 가짜그림이 일본서도 들어오고, 중국서도 들어오고 있다"는 말이 퍼지고 있습니다. 위조범들과 위작 거래에 연루된 갤러리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살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가짜그림을 보유하고 있는 소장자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어요. 왜냐? 조용히 갖고 있다가 나중에 잠잠해지면 팔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사법당국과 언론까지 침묵하고 있으니 가짜를 만들어 팔아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결국 미술계의 모랄 헤저드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저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자본주의 시장시스템은 신용과 믿음으로 작동되는데 이게 깨지면 순식간에 붕괴하거든요.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김소전: 미술품 조각투자에 대해서도 경고를 여러차례 하셨습니다. 최근 한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가 고객에게 30~40%의 손실을 줬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김순응: 미술품 조각투자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미술시장이 한참 호황이던 2006~2007년에 나왔다가 다 실패로 돌아가고 없어졌어요. 피카소 작품값이 계속 올라가고, 바스키야, 워홀도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재벌이나 살 수 있는 이런 그림을 잘게 조각내서 판다면 큰 비즈니스가 될 거라 착각할 수 있겠죠. 허나 미술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나 그 작품의 미래 가격을 예측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같은 피카소라도 수준에 따라 천양지차에요. 또 시대에 따라 트렌드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거든요. 게다가 피카소나 워홀의 최고 수준 작품은 뉴욕과 런던에서 거래되지, 우리 조각투자업체에 돌아오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태가 터질 거라 예견했는데 결국 터졌습니다. 이번에 손실을 본 작품들은 그 회사가 보유 중인 작품 중에서 그래도 가장 팔기 쉽고, 손해를 적게 볼 수 있는 해외 작품들이라고 봅니다. 나머지 작품들은 훨씬 더 손실폭이 클 수 있고, 시장에 내놔도 아예 안 팔릴 작품들일 겁니다. 미술품이라는 게 호황기에는 팔리는 게 값이고, 척척 잘 팔립니다. 그러나 침체기나 불황에 들어서면 살 사람들이 없어지고 거래 자체가 안 됩니다. 부침이 심해 더 위험하거든요. 제 생각에는 다른 조각투자 업체들도 대체로 비슷한 상황일 겁니다.

◆투자손실 미술품조각투자,애초부터 문제

김소진:애꿎은 젊은 투자자, 일반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됐네요.

김순응: 안타까운 일이죠. 조각투자 회사들은 이러한 시장의 변동성 가격의 등락에 대해서 해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제가 보기에는 거의 속수무책입니다. 조각투자에 IT업계와 파이낸스업계 관계자들이 창업을 많이 했는데 이해는 해요. 저도 금융인으로 주식이며 채권을 해봤는데 그 때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 미술이라는 투자상품과 미술시장에, 우리가 알고 있는 IT기술과 파이낸스 기술을 접목하면 훨씬 더 합리적인 투자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프랑스 중국 인도 등에서 시도를 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왜 실패했는지도 구글에 다 있어요. 정부가 조각투자 지분의 유통시장을 열어주지 않아 문제라고 하는데 그 건 지엽적인 문제일 뿐입니다.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사업입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수화 김환기의 두폭짜리 회화 '우주'. 1971년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김환기 작품전에 출품된 이 그림은 김 화백을 아끼고 지원해온 재미 의사 김마태박사가 수집해 거실에 걸어두고(천정이 낮아 두점을 가로로 길게 걸었다) 수십년간 감상했던 작품이다.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나와 김환기 화백 그림 중 최고가인 132억원(수수료 제외)에 낙찰됐다. [사진=크리스티 경매] 2024.09.03 art29@newspim.com

김소전: 투자자 손실도 문제지만 미술투자의 대중화도 가로막지 않나요?

김순응: 그렇지요. 미술품 조각투자는 대중을 잘못된 길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미술의 대중화라는 그럴듯한 기치를 내세웠으나 오히려 가로막고 있지요. 미술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미술에 대한 안목을 기르려면 유망작가의 좋은 작품을 사라고 독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조각투자사들이 내건 작품들을 보세요.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 쿠사나 야요이의 '호박' 같은 온통 유명작가들의 그림들이죠. '당신도 재벌이나 살 수 있는 작품을 사서, 재벌이 된 기분을 느껴보라'는 겁니다. '우리가 유명 작품을 잘게 조각내서 투자하게 해주고, 돈도 벌어줄 거야'라고 선전하지요. 그런 작품들의 조각을 산다고 해서 그들이 미술애호가가 될까요? 오히려 이런 작품을 사야 되는구나 하면서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 작품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미술투자의 대중화가 아니라 미술품의 또다른 계급화예요. 게다가 지금 당장 보세요. 그런 작품에 투자했다가 다들 손해를 봤잖아요. 손해를 본 사람은 어떻겠어요? 다시는 미술시장을 쳐다보지도 않겠죠. 배신감 때문에요. 그러니 미술 대중화의 길이 아니라 역행하는 길이죠.

김소전:취지는 좋아 보이나 실상은 반대네요

김순응: 결국 미술품 조각투자는 초보자들에게 미술품이라는 게 '돈벌이의 수단'으로 인식시키고, 돈까지 잃게 함으로써 대중들이 미술과 멀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돌아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림을 수집해 돈을 번 사람들은 대개 작가들이 젊었을 때 그 작가 작업이 정말 좋아서 저렴한 가격대에 샀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 어마어마하게 비싼 값이 됐다 이런 식이거든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예를들면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같은 우리나라 최고 작가들의 작품도 옛날에 그들이 많이 어려울 때 한점 두점 사주며 힘을 보태준 분들이 훗날 돈을 번 거죠.

김환기 화백이 뉴욕으로 이주해 물감이며 캔버스 살 돈이 없어 고생할 때 그림을 사주며 격려하던 이들이 지금 어마어마하게 수익을 낸 게 좋은 예입니다. 김 화백의 가장 비싸게 팔린 두폭짜리 회화 '우주'도 재미교포 의사인 김마태 박사가 1971년 화가를 후원하기 위해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구입해 거실에 오랫동안 걸어두었던 작품이지요. 2019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132억원(수수료 포함 152억원)에 낙찰돼 결과적으로 큰 이득을 취했지요. 그 분들은 이득을 바라보고 산 게 아니라, 진정 작품이 좋아서 그리고 작가를 도와주기 위해 나선 사람들입니다. 이 건 서양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컬렉팅이라는 건 그런 식으로 시작해야지 조각을 사서 돈을 벌겠다 이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잘못된 방향이에요(대담은 2편에서 계속됩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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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화랑담배] "국내 진공작전을 서둘러라"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정부 주석 김구는, '선열의 피로써 세우고, 애국지사들이 생명을 걸고 수호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3천만 국민에게 바치기 전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김구는 1945년 8월 11일 국무회의를 개최하여 '광복군 국내정진군' 창설 안을 통과시켰다. 8월 13일 광복군 제2지대장 이범석 장군을 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광복군 국내정진군' 임무는 '즉시 서울로 진격하여 조선 총독 아베노부유키(阿部信行)로부터 무조건 항복을 받고 일본군사령부를 접수'하는 것이었다. 이는 빨리 광복군을 국내로 진입시켜, 미국 협력하에 일본군 무장을 해제하고, 치안을 유지하여 건국의 기틀을 다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광복군 국내정진군' 이범석 사령관은, 사령관으로 임명받자마자 주요 직위자들을 소집하여 아래와 같이 지시하였다. "오늘 또는 내일 중으로 여기 모인 동지들과 함께 국내로 들어갈 계획입니다. 오늘(8월 11일) 아침 임시정부는 나에게 국내정진군 사령관 직책을 맡겨주었습니다. 국내에 누구보다도 빨리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생겼습니다. 다름 아니라, 미국 중국전구사령부가 곧 사절단을 서울로 들여보낼 예정입니다. 우리도 그편에 편승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습니다. 우리의 임무는 대단히 무겁습니다. 첫째 국내에 진입하는 대로 일본군에게 강제로 징병당한 우리 병사들을 인수하는 것입니다. 둘째 일본군 무기를 접수하는 것입니다. 셋째 국민 자위군을 조직하는 것입니다. 넷째 불순 정치 세력이 작용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섯째 국내의 애국지사들과 긴밀히 협조하여 임시정부와 광복군이 환국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미군 사절단 임무는 '국내 포로수용소(지금의 서울 신광여자중·고등학교 자리)에 있는 연합국 포로 보호입니다. 지금부터 국내진공작전을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맨 앞줄 좌로부터 박찬익, 조완구, 김구, 이시영, 차이석. 두 번째 줄 맨 왼쪽 성주식, 김문호, 신정숙, 김붕준. 맨 뒷줄 왼쪽부터 조성환, 조소앙, 지청천, 이범석, 이름 미상. [사진= 위키백과] 1945년 8월 18일 05:00 이범석 장군 등 '광복군 국내정진군'을 태운 미 C46형 항공기가 중국 서안 비행장을 이륙하였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하늘과 바다를 구별할 수 없는 벽천(碧天)이었다. 항공기가 갑자기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잔잔하고 파란 바다에 조그마한 섬들이 뚜렷이 보였다. 인천 앞 바다였다. 초시계 바늘은 12:00를 지나고 있었다. 이범석 장군이 붉어진 눈에 손수건을 갖다 댔다. 조국을 떠난 지 만 3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감격의 눈물이었다. 이 장군은 종이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보았노라 우리 연해의 섬들을왜놈의 포화 빗발친다 해도비행기 부서지고 이 몸 찢기어도찢긴 몸 이 연해에 떨어지리니물고기 밥이 된들 원통치 않으리우리의 연해 물 마시고 자란 고기들그 물고기 살찌게 될테니... 서해를 건너며 '광복군 국내정진군'은 5분 간격으로 일본군 측에 무전을 타전했다. 그러나 일본군 측은 아무런 회신을 보내지 않았다. 고도를 바짝 낮춘 항공기가 한강을 따라 영등포 상공에 이르렀을 때 일본군 측에서 "여의도에 착륙하라"라는 답전이 왔다. 이때 모습을 장준하는 그가 쓴 '돌베게'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영등포를 지났다. 그러나 또 한 번 선회한다. 아니 두 번, 폭음이 커진다. 여의도 활주로를 향해 허전허전하게 수송기가 꺼지는 듯이 고도를 낮추었다. 일장기를 붙인 수많은 일군 비행기가 기창으로 지나갔다. 중형전차도 보였다. 이제 곧 일본군이 나타나겠구나. 그들의 얼굴을 맞보게 되리라. 주먹이 쥐어졌다. 무기를 쥔 손이 땀에 스몄다. 덜컹하고 활주로에 수송기가 닿았다. 가벼운 진동에 몸이 흔들렸다. 납덩이 속을 밀치고 나가듯이 순간순간이 이어지며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갔다. 프로펠러가 소리를 뿜으면서 기수가 돌려졌다. 어느 한 격납고 앞 광장에서 비행기가 멎었다. 숨이 탁 막혔다. 기체 안의 공기가 갑자기 없어진 듯이 가슴이 답답해 왔다. 이윽고 문이 열렸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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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22~26일 유엔총회 참석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안전보장이사회 토의를 주재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선 22일 뉴욕에 도착해 세계경제포럼 의장인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의원단을 접견해 한미관계 발전을 위한 의회의 역할도 당부한다.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동포 간담회도 한다. 여러 세대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뉴욕 한인 동포들과 자리한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8.26 photo@newspim.com 다음 날인 23일에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한다. 이 대통령은 190여 개 국가 정상들 중 7번째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위 실장은 "전 세계 정상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대한민국 대외정책을 천명하는 주요 무대가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 대한민국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정책 등 한국 정부의 외교 비전을 제시하고 인류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기 위한 방안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후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글로벌 현안 대응과 관련해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유엔 총장의 지지도 당부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미 조야의 오피니언 리더와 만찬을 하면서 한미관계 발전 방안에 대한 제언을 듣고 의견을 나눈다.  뉴욕 방문 사흘째인 24일 오후 3시에는 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AI와 국제평화 안보 주제 회의에서 '모두의 AI 기조와 국제사회 평화 안보 공동 대응'에 대한 논의를 주도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에는 미 금융가 월가와 한국 금융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서밋 행사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핵심 투자자들을 만나 한국 정부의 정책을 소개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방침이다. 위 실장은 "이 자리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서 '코리아 프리미엄'을 본격적으로 알려 연중 최고가를 경신 중인 한국 증시에도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pcjay@newspim.com 2025-09-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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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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