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학습 날...버스 위약금 발생"
중간고사 일정 조정 불가피해져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국군의 날(10월 1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가운데 이를 반기는 이도 있지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임시공휴일 공포가 한 달 전에 갑작스럽게 이뤄지면서 미리 정해진 업무 일정으로 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거나 일선 학교에서 수업과 시험에 차질이 빚어졌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3일 올해 국군의 날을 약 한 달 남겨놓은 시점에 이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1990년 이후 34년 만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지난 8월 서울 용산구 선린중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고사장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2024.08.07 yym58@newspim.com |
직장인이 오는 30일과 다음 달 2일, 4일에 연차휴가를 사용하면 9일간의 징검다리 휴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공휴일 지정이 갑작스러운 탓에 일정 조정이 어렵다는 이들이 많았다.
회사원 A씨는 "생각지도 못한 쉬는 날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를 너무 늦게 내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기간과 겹쳐 휴가를 따로 내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공무원 B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휴가도 최근에 대부분 다녀오고 이미 부서원 사이 업무 일정 조율이 끝난 상태라 그 주에 연차를 내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규 수업과 현장 학습 등 각종 수업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면서다.
국군의 날에 중간고사를 치르려 했던 중·고등학교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해당 날짜가 포함된 기간에 시험을 보기로 했던 일선 중·고등학교는 시험을 일주일 앞당기거나 혹은 일주일 미루는 방식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법적으로 학교에서는 한 해에 190일 이상 수업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측은 시험과 행사 등 1년 치 학사 일정을 2월경 미리 결정하고 이를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에 심의를 받는데, 정부의 갑작스러운 임시공휴일 발표로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시험뿐 아니라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 등을 계획했던 학교 중엔 버스와 같은 예약 상품에 대한 위약금을 내는 경우도 있다. 교사 B씨는 "버스로 현장학습을 가는 학교는 위약금을 내고 날짜를 바꾸고 있다"며 "법정 수업 일수를 확보하기 위해 방학 날짜를 하루씩 뒤로 미루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고등학생들이 (공휴일과) 학교 시험 기간이 겹치면서 여러 가지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국군의 날을 한 달 앞두고 (이 날을)갑자기 공휴일로 지정하는 건 학교 현장에 어떤 혼란을 야기할 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내달 1일 임시공휴일 지정은 학교 학사 일정 운영에 대한 배려가 없는 졸속 행정"이라며 "국민의 편의를 위해 공휴일을 지정했다면 학교 현장의 목소리도 들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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