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손에 땀을 쥐는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6바우트 에이스 오상욱이 언드라시 서트마리와의 대결에서 30-29, 1점차로 쫓겼다. 원우영 남자 사브르 대표팀 코치가 승부수를 띄웠다. '맏형' 구본길 대신 '비밀병기' 도경동을 투입했다.
도경동은 마침내 꿈의 무대인 올림픽 피스트에 섰다. 크리스티안 러브를 상대로 5연속 득점, 코치의 부름에 부응했다. 35-29로 점수 차를 벌려 게임체인저 역할을 완수했다. 교체작전 대성공. 원 코치는 "나도 내 용병술에 소름이 끼쳤다"며 활짝 웃었다.
도경동이 도대체 누구야? 새벽잠을 설친 한국 국민들은 1일(한국시간) 열린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세계 3위)를 45-42로 꺾고 3연패 위업을 달성한 '뉴 어펜져스' 도경동의 '신스틸러' 활약에 놀라워했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도경동이 1일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4.8.1 psoq1337@newspim.com |
박상원과 함께 '뉴 어펜져스'가 된 도경동은 개인전에 출전하지 않고 앞선 단체던 8강, 준결승서도 나서지 않은 말 그대로 후보 선수다. 시상대에서 혼자 거수경례를 한 국군체육부대 소속 군인이다. 지난 4월 입대해 제대가 불과 2개월 남았다.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조기 전역 혜택을 누리게 됐다. 도경동은 '군 복무 기간을 다 채울 생각이 없냐'는 짓궂은 질문에 "(군에서) 나와서 펜싱을 더 열심히 하는 걸로 하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어 "목표가 금메달이었다. 그걸 바라보고 운동해왔는데 목표를 이룰 수 있어 꿈만 같다"며 "개인적인 기쁨보다 우리 펜싱의 새 역사, 단체전 3연패를 이뤄 너무 좋다'"고 말했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도경동(맨 오른쪽)이 1일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시상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24.8.1 psoq1337@newspim.com |
롤모델이 오상욱이라고 밝힌 도경동은 "나는 오상욱 스타일이다. 키 차이가 2㎝밖에 나지 않는다. 상욱이형 제자라고 생각한다. 자세를 보고 따라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원 코치는 "경동이는 단체전을 잘한다. 경동이 덕분에 우리나라 팀 랭킹이 세계 1위가 된 것이다. 월드컵 단체전에서 늘 제 역할을 해줬다"며 "훈련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꾸준히 훈련하고, 성실하고,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도 잘했다. 최고다"라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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