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fty VIX 2배로 급등..총선 불확실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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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글로벌경제 전문기자 = 인도 증시가 랠리를 재가동하려면 집권 연립 정당의 압도적 총선 승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근소한 표차의 승리라면 개혁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인도 증시와 루피 가치가 한바탕 출렁댈 위험도 커진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400석 이상의 의석 확보를 자신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2019년과 같은 `모디 물결`을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인도 증시의 변동성 지수는 4월 저점에서 2배로 치솟아 혹시 모를 정치 격랑에 대비하고 있다.
1. 모디 "주식을 사라"
4월19일 시작된 인도 총선은 6월1일 공식 종료된다. 개표 결과는 6월4일 공개된다.
5년전(2019년) 총선에서 모디의 인도국민당(BJP)은 하원 543석중 303석을 차지했다. 연정 파트너들도 49석을 보태 BJP 주도의 국민민주동맹(NDA: National Democratic Alliance)이 확보한 의석은 총 352석에 달했다. 모디는 이번 선거에서 400석 확보를 목표로 제시하며 그 이상도 충분하다고 장담했다.
인도의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5월23일 연설에서 "6월4일은 BJP와 인도 증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외쳤다.
BJP의 압도적 승리로 주식시장도 축포를 쏘아올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모디는 "투자자들은 우리의 개혁업적을 잘 알고 있다"며 시총이 5조달러로 불어난 것에 만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이 끝나면 시장 참여자들이 지칠 정도로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했다.
BJP내 2인자인 아미트 샤 내무장관 역시 "증시가 치솟을 테니 6월4일 이전에 주식을 매수하라"고 맞장구를 쳤다.
최근 1년 인도 증시의 상승폭(Nifty 50기준)은 25%를 웃돌고 있지만 올 들어서는 인도 내부의 정치 일정과 미국 통화정책 변수 등으로 박스권내 횡보 흐름이 완연하다. 인도 증시의 Nifty50 지수는 올 들어 5.6% 상승했다. 선거 시작일인 4월19일 이후 오름폭은 3.7%다.
인도증시의 Nifty 50지수 추이 [사진=koyfin] |
2. "모디 압승? 글쎄"
모디 총리와 측권들의 자신감과 달리 판세는 5년전(2019)과 사뭇 다르다는 분석이 BJP 내부는 물론이고 정치권 안팎에서 고개를 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타르 프라데쉬(Uttar Pradesh)주와 하야나(Haryana)주의 관리 3명은 이번 총선에서 BJP 연합의 승리는 자명하지만 지난 2019년의 의석수를 지키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5년전의 모디 열풍이 이번에는 주요 지방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우타르 프라데쉬주는 2014년과 2019년 모디와 BJP 돌풍의 거점이었다. 올해는 야당인 사마즈와디당의 아크힐레시 야다브 총재가 이 지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총선 1라운드 직후 모디 총리가 특유의 분열적이고 반이슬람적인 언사를 남발하고 야당의 복지정책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초기 투표(1~2 단계)에서 시들한 여론을 감지한 모디측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다시 극우적 힌두 민족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인도 야당인 사마즈와디당의 아크힐레시 야다브 총재 [사진=블룸버그] |
사마즈와디당의 야다브와 인도국민회의당(INC)의 라훌 간디는 50대의 젊은 정치인(73세의 모디 총리에 비해)이다. 이 둘은 모디의 표밭인 우타르 프라데쉬에서 공동 유세를 준비하며 범야권 결집을 외치기도 했다. 우타 프라데쉬주는 가장 많은 의석(80석)이 할당된 주다. BJP가 2014년과 2019년 이 지역에서 차지한 의석은 각각 71석과 62석이었다. 이 지역 판세는 여전히 BJP의 승리를 가리키고 있지만 모디 집권 10년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은 두 젊은 지도자를 통해 변화의 갈증을 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제1 야당인 국민회의당(INC)은 5년전 총선에서 52석을 얻는 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90~110석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다른 야당이 기존 의석수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30~250석이 범야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여전히 의회 과반(272)에 못미치지만 실제 하원의 권력 구도가 이렇게 재편되면 모디의 정치적 위상은 위축되기 쉽다.
3. 변동성 껑충..외국인 자금 이탈
BJP 대변인 날린 콜리는 "그간 모디 내각이 보여준 지도력을 감안할 때 BJP와 연정 파트너들의 의석은 5년전보다 더 약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그 확신에 동조하기보다 헤지를 강화하고 있다. 총선 변수에 대비하려는 이들로 인도 증시의 변동성 지수(Nifty VIX)는 이달 들어 가파르게 뛰었다. 4월 저점 10.2에서 지난주 21.7선 위로 올라서 한달 사이 2배로 상승했다. 총선 개표 결과가 발표되는 6월4일을 전후로 증시 출렁임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했다.
2분기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증시와 채권 시장에서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두드러졌다.
2분기 들어 5월2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을 47억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인도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순유출은 (분기기준) 작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완연했다. 2분기중 17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는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채권지수(JP모건 채권지수) 편입이라는 수급 지원 재료가 기다리고 있지만 이들은 혹시 모를 총선발 루피 급락 위험을 더 경계했다. 달러-루피 옵션 곡선의 단기 영역(1개월) 변동성은 4월19일 총선 개시 이후 꾸역꾸역 오르고 있다.
지난주 달러-루피의 1개월 변동성은 3개월 변동성을 추월했는데 이러한 역전 현상은 2023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총선 개표 결과 발표를 앞두고 루피 환율의 단기 출렁임에 대비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도 총선을 앞두고 달러-루피 변동성 곡선의 단기영역(1개월)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1개월 변동성은 3개월 변동성을 추월했는데 이는 2023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사진=블룸버그] |
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