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와의 전쟁을 통해 '전투 드론' 영역에서 글로벌 선두 주자로 떠오른 우크라이나가 '중국산 부품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로부터 전면 침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초기에 중국 드론을 수입해 폭탄을 달아 전장에 투입했는데 이후 중국산 부품으로 드론을 국내 조립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국산 부품의 비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비용 문제 때문에 저가의 중국산 부품을 100% 배제하지는 못한 상황이지만 배터리 등 일부 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했다는 것이다.

NYT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방산업계는 요즘 소형 폭발 드론의 핵심 부품인 회로 기판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전량 수입했는데 이제 홀로서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군사 드론 역량은 전 세계에서 최정상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군 사상자의 90% 이상이 우크라이나 드론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또 러시아의 공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방어 요격 드론은 명중률이 87%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이란에 대한 전면 공습에 나선 미국은 중동 지역 미군기지 보호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드론 지원을 요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9일 "바레인의 미군 기지 보호를 위해 요격 드론과 드론 전문가 팀을 현지에 파견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드론 제작에 사활을 걸게 된 이유는 러시아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맞설 수 있는 대량의 공격·방어 무기가 절실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와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드론과 관련 부품 공급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NYT는 "지난 2022년 러시아 침공 첫 해 우크라이나 드론의 거의 대부분은 중국산이었는데 수요가 급증하자 중국은 2023년에 수출 제한 조치를 부과했고 2024년 이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규제가 강화되자 우크라이나는 일부 부품을 구입하기 위해 중간상을 이용해야 했고 이후 자체 드론 개발에 집중하게 됐다고 한다.
지난 2024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드론 대부분은 중국산 부품을 사용해 국내에서 조립하는 수준이었는데 이후 부품 국산화에 주력하면서 작년 하반기에는 중국산 부품의 비중이 약 38%로 줄었다.
지난 2023년부터 드론 생산을 시작한 '우크라이나 방위 드론'의 경우 초기에는 모든 부품이 중국산이었지만 1년 만에 탄소섬유 프레임과 안테나를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최근 하루에 최대 1만5000개의 안테나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카메라를 제외한 비행 제어기와 속도 조절기, 무선 모뎀, 비디오 전송 시스템까지 자체 생산에 성공했다. 최근엔 유럽에서 도입하고 있는 카메라에 대한 기술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지난주 미국의 드론 발주 후보 업체 11곳 중 하나로 선정돼 곧 수천 대의 공격 드론을 납품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산 비중을 0%로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탄소섬유 프레임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해도 탄소섬유 자체는 예산상의 이유로 저렴한 중국산을 쓸 수 밖에 없고, 드론에 동력을 제공하는 배터리는 희토류 등 배터리 소재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서 수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실장 겸 대통령 군사고문인 파블로 팔리사 대령은 "국내 부품 비율을 높이면 중국도 수출 제한 조치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추가 제한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대체재가 있으면 중국도 그렇게 강하게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ihjang6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