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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담장 최초 낙서' 10대 영장 기각…20대 모방범은 구속

기사입력 : 2023년12월22일 22:30

최종수정 : 2023년12월22일 22:30

법원 "소년범,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 인정 안돼"
'2차 낙서' 20대 남성 구속영장 발부…"증거인멸 염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사주를 받고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10대 남성이 구속을 면했다. 반면 2차 낙서를 한 20대 남성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모(17) 군과 설모(28)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각각 진행한 뒤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할 수 없다"며 임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경복궁 담장 낙서 혐의'를 받고 있는 10대 임 모군과 20대 설 모씨(왼쪽)가 22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2023.12.22 leemario@newspim.com

이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고 이로 인한 법익 침해가 중대한 사정이 존재한다"면서도 "피의자는 만 17세의 소년으로 주거가 일정한 점,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관련 증거들도 상당수 확보돼 있는 점 등을 비롯해 피의자의 심문 태도, 변호인의 변소 내용을 감안할 때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설씨에 대해서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군은 공범인 김모(16) 양과 지난 16일 새벽 1시42분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좌우측 담장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담장, 서울경찰청 동문 외벽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영화 불법 공유사이트 주소를 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임군과 김양을 용의자로 특정했고 지난 19일 오후 7시께 이들을 차례로 체포했다. 다만 김양은 범죄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석방하고 임군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일하실 분에게 300만원을 드린다'는 글을 보고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한 A씨로부터 경복궁 낙서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설씨는 최초 낙서 다음날인 지난 17일 오후 10시20분경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장에 붉은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쓴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직후 달아났다가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범행 하루 만인 지난 18일 오전 11시45분경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해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낙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씨는 또 지난 20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궃은 장난을 좀 치고 싶었다"며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 뿐이에요"라는 글을 남겼다. 미스치프는 2019년 결성된 미국 아티스트 그룹이다.

다만 설씨는 이날 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오면서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무엇인가', '팬심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게 맞는가', '아직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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