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세계 최초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해고를 기점으로 지난 닷새 간 펼쳐졌던 실리콘밸리 드라마가 올트먼의 오픈AI 복귀로 일단 시즌1을 마무리 지었다.
월가는 올트먼 드라마 시즌1은 오픈AI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가장 유리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올트먼과 함께 운전대를 잡게 된 MS가 오픈AI와 업계 전반의 미래를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갈지, 또 이 과정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될지 등이 다음 시즌의 관전포인트라는 지적이다.
[사진=사티야 나델라 MS CEO 엑스(트위터)] 2023.11.23 kwonjiun@newspim.com |
◆ MS에 최선의 결과
21일(현지시각) 올트먼은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자리로 복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사회에서 해임된 지 닷새 만이다.
22일 현재 이사회 개편이 진행 중이지만 MS가 이사회에 참여할 것이란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오픈AI 내 MS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날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MS는 오픈AI 이사진에 구체적인 경영 방식 변화를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두고 전문가들은 MS에 유리한 결말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에버코스ISI 애널리스트 커크 매턴은 이날 리서치 노트에서 "MS 측면에서는 AI 관련 비즈니스가 정상으로 돌아온 셈이며, 사티아 나델라와 그의 팀이 이번 결과를 만들어낸 주역"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해고 직후) 올트먼과 그의 팀에 즉각 고용 제안을 함으로써 오픈AI 이사회가 빠른 결단을 내리게끔 압박했다"면서 이를 통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불상사를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프리스 주식 애널리스트 브렌트 틸은 이번 결과가 "(MS에) 나올 수 있는 최선의 결과였다"면서 MS가 이사회에도 합류하면 투자 신뢰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시장 반응 역시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한다.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서 MS 주가는 1.28% 상승한 377.85달러로 사상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 정부 규제 계기 될 수도
다만 앞으로 오픈AI와 MS가 AI 개발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끌고 갈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하며, 일각에서는 정부가 AI 규제에 나서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는 올트먼의 복귀로 오픈AI와 MS의 관계가 더 돈독해질 것으로 예상되나, 앞으로 오픈AI라는 회사 가치와 MS의 AI 개발 계획에서 오픈AI가 맡게 될 역할 등은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올트먼 해고 소식이 나온 뒤 MS는 올트먼 지휘 하에 자체적인 AI 팀을 꾸릴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올트먼의 오픈AI 복귀 후에도 MS가 자체 AI 팀 구성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일로 미 규제당국이 오히려 MS와 오픈AI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야후 파이낸스는 MS가 올트먼을 복귀시켜 실질적 인수 없이 오픈AI를 품에 안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판단에 규제 당국이 MS의 영향력을 더 예의주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배런스 역시 이번 사태로 AI 관련 규제가 기업 자체적으로 해소되기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접근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kwonjiun@newspim.com